4대강-6
길샘 김동환
낙동강 함안보에서
언제나 비몽사몽 깨어 있었지
몸살이 났는지 암 말기인지
바람 뒤에 숨어 우는 소리를 들어 보았는가
해마다 중환자실에 실려 가던 낙동강
일상에서 버림받은 오물
오백년 속앓이가 침전물로 환생한다
물집 터져 검은 피고름 고린내가 나도
흐르는 겉피 위의 노을만
비몽사몽 바라만 볼 뿐
끓는점이 높아만 가는 이유를
꺽지,쉬리,모레무치가 가출한 원인을
취하지 않은 눈으로 진찰해 보았는가
물 잔살에 홀로 떠다니는 시어들은 냉이처럼 뽑혀져 가고
화폭에 담겨진 붓끝은
거울 앞에 비춰진 초상화야.
누구의 눈치도 필요 없는 무한공간
쏟아지는 물별들과 눈바람만 피우다
그물망처럼 쳐 놓은 그늘 뒤에 숨어
강의 연한 살결을 어루만지다 떨구는 오르가즘
시인이 떠난 자리
화가가 비우고 간 자리
일상의 시름이 굳어진 각질들이
수심 속으로 가라앉는다.
강에서 훔쳐간 시 부스러기들은 무효다.
고로, 화가가 주워담은 색깔은 기각한다.
*57년 인천산,86년 『시와의식』신인상, 내항문학동인,한국문인협회,한국작가협회회원,한국수필가협회회원,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환경노정신문발행인,환경부 중앙환경자문위원,서울시,인천시수돗물평가위원장역임,생태시집-『날고 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둘이며 둘이 아닌 그대』 칼럼집 『우째 물꼬를 틀꼬』 agamoo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