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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5호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6

 

불공정한 헝거(Hunger) 게임

 

 


 
 인터넷 게임도 중국 로컬기업들의 몫이다. 한국 인터넷 게임사는 온라인 게임을 직접 서비스할 수 없고, 반드시 중국의 로컬 퍼블리셔를 찾아야 한다. 직접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인 신문출판총서와 분화부에서 발행하는 주요 자격증을 구비해야 하는데, 외자기업에는 이러한 자격증이 원천적으로 발행되지 않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의 포털이나 대형 게임사를 찾아다니며 세일즈를 해야 했다.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중국고객을 상대로 직접 사업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법률적인 제한은 중국 인터넷기업들에게는 좋은 시장 기회가 되어, 오늘날의 텐센트, 샨다 같은 대형 게임사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중국은 퍼블리셔 우위의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퍼블리셔가 훨씬 많은 수익을 가져간다.
 이와 같이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모든 것을 걸고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헝거 게임(Hunger Game)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기업과 외국기업에 적용되는 게임의 룰이 원천적으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동일한 조건이라도 어려운 시장인데, 핸디캡을 안고 중국기업과 경쟁하기란 여간 녹록치 않다.
 문화 관련 산업은 특히 감시를 많이 받고, 많은 산업에서 지분의 제한을 받기도 한다. 미디어, 문화, IT, 금융 등 산업에서 외국인은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없고, 반드시 로컬인 또는 로컬기업과의 제휴를 해야 하며, 지분도 50% 이내로 취득이 제한되어 있다. 이익금을 본국으로 이전해가는 절차 역시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러한 법률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 명의를 빌리려는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내외국인에 대한 게임의 룰이 다른데, 로컬 중국인의 명의로 사업을 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의를 빌려 사업을 해서 결과가 좋을수록 로컬 중국인의 변심으로 사업을 뺏길 위험도 커지게 된다. 결국 믿을 만한 중국인을 찾는 것이 유일한 통로가 되는 셈이다. 붉은 장미들은 흰 장미들이 구세주를 찾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를 이용하며 경제적인 혜택도 붉은 장미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