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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5호

환경산업의 마케팅전략 13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추구한 두산 인프라코어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라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2008년 말에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학계나 컨설팅사의 연구에 의하면 경기침체기에 낮은 가격으로 성사된 인수합병이 호황기에 이루어진 인수합병보다 월등히 높은 가치를 창출했고,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옥석을 가리고 기업의 본질적인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능력만 있다면 자금여력이 있는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가치창출의 호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수합병이 정당화되려면 지급한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이 인수합병 이후의 효율성 증대 및 원가절감, 매출증대 등을 종합한 시너지 창출분보다 작아야만 한다.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먼저 원가절감형 시너지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중복되는 점포와 인력의 축소, 부품과 소재 등의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그리고 인사, 총무, 기획, 교육, 경영 측면과 같은 공유 서비스의 공동수행, 설비공유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인수기업이나 피인수기업의 좀 더 우월한 경영기법의 이전 등을 통한 효율성 증대, 인수기업이나 피인수기업 일방의 우월한 신용등급을 활용한 자금조달조건 개선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매출증대형 시너지도 매우 중용한데, 가장 흔한 매출증대형 시너지의 유형은 교차판매를 통해서 이뤄진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의 소매은행인 시티은행과 투자금융, 증권, 보험업을 영위했던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해서 탄생한 종합금융업체 시티그룹을 들 수 있다. 시티그룹은 트래블러스그룹의 보험, 증권 상품 등을 시티은행의 강력한 소매금융 유통망과 기존 고객층에게 판매하고 트래블러스그룹의 고객들에게는 시티은행 구좌개설을 유도하는 형태로 교차판매를 통한 매출증대를 도모했다.
 두산 인프라코어가 세계 최대의 소형 건설기계 제조업체였던 잉거솔랜트의 밥캣 사업 부문을 인수한 주요한 이유도 교차판매를 통한 매출증대를 도모했기 때문이다. 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서계 1위업체로서 미주와 유럽에 강력한 유통망을 확보하기 있었지만, 중대형 건설기계와 아시아 시장에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반면 두산 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등 중대형 건설기계를 주력으로 하고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굴삭기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강력한 아시아 유통망을 구축한 반면 소형 건설기계와 미주 및 유럽시장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두산 인프라코어는 밥캣을 인수함으로써 소형 건설기계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게 되었다. 동시에 밥캣의 미주, 유럽 유통망에서 두산 인프라코어의 중대형 건설기계를 판매하고, 두산의 아시아 유통망에서 밥캣의 소형 건설기계를 교차판매하게 되면 두산과 밥캣 모두 매출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던 것이다. 두산 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는 분명히 중장기적으로 매우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었다. 하지만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미국의 부동산과 건설 경기에 대한 경고에 대응하지 못했다. 두산은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2007년 하반기에 높은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을 지급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를 대거 유치해 49억 달러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그러나 곧이어 2008년 말에 닥친 글로벌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건설기계 시장의 극심한 불황으로 인해 상당기간 재무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의 밥캣 인수 경우는 인수합병으로 인해 오히려 모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져든 것이다. 상당수 기업들은 특정기업 인수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나머지 피인수기업과 인수기업 간의 시너지를 과대평가해서 과도하게 높은 인수 프리미엄을 정당화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매출증대 형태의 시너지는 생각한 것만큼 실현이 안 되거나 오랜 기간이 지난 후 실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 비해서 정보가 부족한 해외 인수합병의 경우에는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준비와 실사작업이 필요하다.

<자료원: 송재용,
스마트경영, 21세기북스, 2011, pp. 145-150
환경국제전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