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호] 2011년 9월 23일 금요일 발행
파괴적 혁신과 녹색인증
발행인 칼럼
김동환
약력: 시인/수필가, 환경ISI소장, 한국작가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회원, 환경부중앙환경자문위원, 소비자시민의모임 운영의원, (사)한국수도산업발전회 부회장, (사)한국환경계획 조성협회 자문위원 저서 : 시집 「날고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칼럼집「우째물꼬를 틀꼬」 논문 「황금시장 물산업의 경쟁력」 |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끌어내는 성공적인 전략들은 특정한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지난 20년간의 연구결과다. 연구는 파괴적 혁신에 기반을 둔 전략들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그 핵심은 간단함, 편리함, 적절한 가격, 접근의 용이성, 성능간의 상쇄관계를 조합하여 기존의 시장을 바꿔 놓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제품이다.
기술개발과 상품의 신전략이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독특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춰 특정영역을 공략해야 하고, 전략적 의도를 결정해야 하며, 현재시장의 변혁과 기존시장의 확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제품의 생산과 판매는 기업이 주도하고 경영인과 그를 따르는 식구들에 의해 추진되고 완성된다. 정부나, NGO, 언론 등은 사물놀이로 비유하면 추임새 정도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러나 그 추임새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성공요소를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매우 중대한 고지를 점유하기도 한다. 특히 관급 공사에서는 정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
현재 정부는 사업에 투자하는 민간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녹색산업의 민간참여를 확대하며 기술과 시장, 산업의 고속성장을 유인하고 금융권으로부터의 투자 애로를 해소한다는 목적아래 녹색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총괄하고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 산업기술진흥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에너지기술평가원, 기술보증기금, 산업기술진흥협회,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건설교통기술평가원, 해양과학기술진흥원, 전파진흥원 등의 산하기관들이 합류하여 녹색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기술성과 녹색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현장평가와 서류평가로 이뤄진다.
서류평가에서 기술성, 녹색성, 녹색기술 활용성, 환경 기대효과, 정책적합성 등을 심의하여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이면 인증대상으로 추천하게 된다.환경분야는 환경산업기술원이 주도하는데 올해는 저공해 LPG 엔진 개조기술 등 40여 회사제품이 인증 받은 바 있다.
문제는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분야를 확정하고 규정의 틀에 묶어 놓았다는 점이다.
즉, 컴퓨터를 수십 대 진열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연구내용을 작성하여 제품을 완성하라는 극한적 비유가 성립된다.
신재생에너지에서는 실린제, 가스화 공정은 석탄수분제거기술과 보일러 고효율화기술, 정수기술에서는 분리막과 고농도오존발생기. 에너지소비분야는 교통경로 최적화와 그린빌딩관리, 해양플랜트는 핵심기자재기술과 초경량 마그네슘소재개발 등 인증대상 녹색기술을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나눠 설정해 놓고 있다.
주어진 틀 안에서 행위를 하라는 그야말로 사회주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인증이다.
흔히 창조, 변혁, 혁신, 융합 등으로 대변되는 가치는 자유로움 속에서의 무한질주를 통한 공간의 재구성 속에서 탄생되는 결과물들이다.
융합은 이제 사회적으로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녹색인증제도는 무한공간속에서 새롭게 탄생된 친환경 기술이나 제품을 과거지향 형태로 조각되어 설정된 틀 속에서 평가하고, 그러한 평가를 통해 새로운 재원을 찾고자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의 폭이 좁혀지지 않는다.
섬유와 나노물질의 융합, 자연공기를 응용한 무동력 수질정화, 물 없는 세차기술, 공기로 생성하는 식수기기, 밸브의 광촉매를 통한 센서개발, 전력 없는 무동력 발전기 등은 모두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탄생된 새로운 신에너지 기술이며 녹색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되는 기발한 상상기술들이다.
마케팅을 통해 제품 간의 연관성, 유사성이 높아지면 시장이 넓혀지고, 새로운 기술을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신 시장을 개척하게 된다.
우리는 어린 날 무한한 상상 속에 꿈을 담았고, 그 꿈을 향해 자신의 인생을 그려보았다.
얼마나 신선하고 신나는 내일인가.
그 꿈이 현실로 등장하고 성인이 되어 다시 꿈속에 그려본 그림이 자신이 지향하는 현물로 다가왔을 때, 그 순간은 경이와 감동이다.
무한도전의 세계에서는 환타지아가 현실의 커튼 속에 투영되고 있을 진데, 녹색인증은 더 이상의 꿈을 접고 현실에 짜 맞춘 경쟁력 없는 친환경기술을 양성함으로서 팔리지도 않고 새로운 시장의 패러다임도 없는 그런 세계로 접어들라는 것이 아닌지 다시금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십년 전 수돗물을 중심축에 놓았을 때 샘물사업은 불효자였으나 오늘의 샘물사업은 또 다른 경쟁분야에서 훌륭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한계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 분명 꿈의 그림자가 걸어갈 길은 반드시 트여놔야 한다.
무지한 자신의 한계 용량에 함몰되어 더 이상의 진전을 막아버리는 불행한 횡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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