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 2011년 6월 27일 금요일
환경 30년사에도 밝혀지지 않은 뒷이야기 -3 |
정치 30년, 환경 20년 -이진 前 차관
환경처 차관에서 대학 총장의 길로
물러날 때를 아는 미덕 몸소 실천
이진 환경처 前차관
이미 차관급 직무를 2번이나 수행한 그에게 환경처 차관 자리는 공무원으로서는 승진이라 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정권 말기에 본인의 전문 분야와 무관한 환경처로의 발령은 당황스러운 인사 조치였다.
당시를 회상하며 이 회장은 “본인의 인사발령을 TV뉴스를 보고 알았다. 항의했지만 이미 발령이 확정된 뒤였다. 환경처에 오랫동안 헌신한 공무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는 차관급 직무에 있어서는 최고의 베테랑이었다. 그의 재임기간동안 각 부처 차관 간 회의는 늘 그의 집무실에서 열렸고, 차관들은 그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또한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부터 총리비서실장까지 역임하면서 다져온 그의 정책 수립·실행 능력은 처음 접한 환경 분야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활동은 환경처에서의 화려한 6개월이 마지막이었다. 이 회장은 49세의 나이에 돌연 차관직을 사퇴하고 환경 선진국 일본으로 건너가 환경 분야를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이미 충분히 한국 사회의 어른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환경학도의 길을 새롭게 걷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 차관을 지내는 6개월 동안 환경 후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마주한 충격이 그의 50년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아 버렸다.
이 회장은 일본 스쿠바대학(국립환경연구소)에서 3년간 박사 논문 3편을 쓴 뒤 한국으로 돌아와 강의를 시작한다. 그는 교수 재임기간 동안 공주대와 상주대, 순천대에 국내 최초로 환경교육과를 만들고 2년 뒤 공주영상정보대학 총장으로 부임한다.
50세 이후 그의 삶은 정치가가 아닌 완전한 교육자의 삶이었다. 그러나 65세 정년을 2년 앞둔 시점에 그는 다시 8년간의 총장직에서 돌연 물러난다. 그는 애초부터 정년을 채울 생각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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