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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127호>[칼럼]퇴임 공직자 중소기업 최저임금부터 시작하라

[127호]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퇴임 공직자 중소기업

최저임금부터 시작하라

  

 

발행인 칼럼

김동환

약력: 시인/수필가, 환경ISI소장, 한국작가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회원, 환경부중앙환경자문위원, 소비자시민의모임 운영의원, (사)한국수도산업발전회 부회장, (사)한국환경계획 조성협회 자문위회

저서 : 시집「날고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칼럼집「우째물꼬를 틀꼬」 논문 「황금시장 물산업의 경쟁력」
 

우리나라는 참 이상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요지를 근원적으로 파악하고 진단하여 그 해결점을 모색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싹뚝 잘라버리려 한다. 가지를 몽땅 쳐버리면 뿌리가 자라나지 않을 듯 싶지만 살아남은 뿌리는 자라면서 더욱 억세고 질긴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최근 정부가 마련한 공직윤리제도 개선안도 근원적이라기보다 또 다른 파생적 생환이 필연적인 요소로 비쳐진다. 퇴직 공직자에 대한 청탁 방지를 위한 공직윤리제도 개선안을 보자.

 

취업제한을 강화하기 위해 외형거래액이 큰 대형 로펌 및 회계법인을 포함시키고 퇴직 전 3년에서 5년으로, 2급에서 4급 이상으로, 감사, 건축, 토목에서 군수품, 방위력 개선 등으로 확대하고 비상근직위 심사의 법적 근거를 명확화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행위 제한을 위한 것으로는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업무를 퇴직 후 1년간 취급금지(재산공개 의무대상자), 퇴직자의 부정한 청탁, 알선 영구금지, 업무관련기업에 취업청탁, 알선금지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효성에서 코웃음을 친다. 강력한 형사처벌도 한계가 있다. 공정사회가 우리의 미래지향적 가치라면 국가선진화의 출발은 특권층이 약자의 아픔을 느낄 줄 아는 사회, 스스로 법을 지키는 사회, 신뢰와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여야 한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강력한 우리나라 법이지만 형평성과 공정성을 잃어버려 그 결과에 대해 참담해 하고 분노를 삭혀야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진정한 리더는 언제 어디에서건 주는 삶을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방책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노력하는 자세가 감동이 되어 변화의 물결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오늘날을 위기상황이라 하지만 어제도 위기였고 그제도 위기였다. 위기의 무게감을 어느 정도 깊이로 설정하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사회지도자로서의 실행력을 갖춘 진정한 덕목이 그 힘이다.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고 공직윤리제도를 개선한다고 해서 그 뿌리가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에서 평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 받쳐 왔다는 공직자들은 국가와 국민이 키워낸 인재들이다. 그들이 자부하는 전문성과 역할의 실행력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 앞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인물로 다가오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제도를 고쳐본다면 모든 중요 공직자들이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의무적으로 최저임금 902,880원을 받고 일해보는 미소전략이 어떨까. 무급봉사면 더 좋고. 물론 개인생활과 취미활동으로 제 2의 삶을 살아갈 공직자들은 제외다.

 

이는 사회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위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평생 터득한 지식과 지혜를 중소기업에게 투자하여 사회적 신(新)공감대를 형성하는 전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한 분야의 기업에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구나무서서 하늘을 바라보듯 세상이 달라져 보이리라. 진정 하늘다운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고 강과 산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많은 공직자들이 퇴임 후, 중소기업의 일선에 서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 스스로 살아온 공직생활이 얼마나 규제일변였으며 강자 위주의 행정이었는지 깨닫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에는 선뜻 취직하려 하지 않는다. 냉소적 사회 분위기에 홀로 바보가 되기 싫다는 실행력 없는 소신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기가 역할을 하면 회사가 급성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인의 눈물을 보고도 그 앞에서 황당한 요구를 일상처럼 하고 다니는 중견급 공무원도 있고 , 대령급퇴역자도 있고 하니 굳이 고위급 공무원만 문제 삼을 일은 아닌 듯하다. 사람 나름이니까.

 

미국 위스콘신주 라파즈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전원생활 속에 영농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오가닉밸리조합의 첫 번째 원칙은 -무엇을 파느냐보다 무슨 가치를 표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평생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충성해 왔다지만 과연 그럴까. 혹 자신의 편익을 위해, 국민보다 동료 공직자를 위해, 가난한자보다는 부자를 위해, 약자보다는 강자를 위해, 빈곤한 동네보다는 부유한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고 정책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가난한 자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스며들려면 스스로 그 분야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무감으로 성실히 삶을 영위해봐야 한다. 그 속에서 체득된 기운이 후배 공직자들에게 쉽게 전달되고 소통되려면 전관예우도 필요하다.

 

대다수 약소기업들에 종사하는 기업인이나 거짓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해 사회활동하는 사람들은 돈과 명예보다는 진정한 소통, 균등한 권리, 불균형과 불안 속에서의 해방을 더 원하고 있다.

 

모든 4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들은 퇴임 후 종사했던 분야의 중소기업에 취직하여, 후진양성에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영위하길 기대한다. 물론 사적인 취미생활과 자신이 꿈꾸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꿈을 실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골프초대 날만 기다리지 말자.

 

퇴직금도 제대로 못 받는 국민이 대다수인 나라에서 연금이라도 확보된 길을 걸어 온 분들답게 좀 넉넉한 마음을 가지면 무엇이 얼마나 손해일까.
평생을 걸어 온 길에서 얻은 경륜과 지혜를 꼭 돈 먼저 받고 이름을 팔아야 하겠는가. 자신에게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다행함과 아직도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행운이 가장 윤택한 자산이 아닐까.

 

이런 측면에서 각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 각 계층의 참 지도자를 양성하려면 전관예우는 필요하다. 전관예우의 모델이 되어 선후배를 보다듬는 아름다운 전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전통은 세상을 바로 보게 한다.

 

지금 국민은 공염불보다는 실천하는 당당한 참 리더자의 모습을 그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