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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129호>[칼럼]수돗물 병물 수출 해 볼만하다

[129호] 2011년 7월 8일 금요일  

수돗물 병물 수출 해 볼만하다

  

 

발행인 칼럼

김동환

약력: 시인/수필가, 환경ISI소장, 한국작가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회원, 환경부중앙환경자문위원, 소비자시민의모임 운영의원, (사)한국수도산업발전회 부회장, (사)한국환경계획 조성협회 자문위회

저서 : 시집「날고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칼럼집「우째물꼬를 틀꼬」 논문 「황금시장 물산업의 경쟁력」
 

최근 국회 환노위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수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관심을 모은다. 핵심은 수돗물의 국외판매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이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판매한다는 점에서 국내 시민단체나 언론에 비판적 시각이 높아 국내 판매 허용은 보류하고 해외 판매만 허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내 판매도 시스템, 가격, 유통질서 등을 변환하면 언젠가는 허용될 수 있다. 사실상 과거 수도법에 의하면 수돗물도 정수 처리하여 용기에 담아 판매할 수 있었다.

그 틈새를 파고든 정수기 회사가 수돗물을 한 번 더 역삼투로 정수하여 빈 통을 가져오면 20리터 한통에 500원씩 판매한 적이 있다. 15년 전 잠실주공아파트 단지 앞에서 펼쳐진 신종사업이었다.

서울시는 당혹했고 처벌법규가 없어 환경부에 건의, 다음해 수도사업자만이 수돗물을 판매하는 법을 개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페트병물의 국내시장 형성을 주도한 것은 ‘먹는샘물’이다. 95년 국내 판매허용 이후 08년 총 304만 톤이 판매되어 6.5배의 성장을 해왔다. 먹는샘물 업체는 70여개며 브랜드는 1사 2브랜드 이상으로 100여개가 통용되고 있다.


수돗물 페트병물의 경우, 뜨는 브랜드로는 서울의 ‘아리수’, 인천의 ‘미추홀참물’, 수자원공사의 ‘K워터’ 등이 있으며 부산의 ‘순수’는 샘물회사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어 상표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서울의 아리수도 원래 ‘보해양조’에서 상표권을 특허 등록했으나 보해의 양보를 받아 서울시로 귀착되었다.

국내 샘물과 수돗물의 비교는 차치하고라도 해외 병물(지하수, 수돗물 혼합)의 수질과 물맛을 보면 우리나라 병수돗물은 그 질이나 맛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세계 물 시장을 보면 연평균 성장률 5,5%의 신장세를 보여 04년 886조원 규모에서 15년에는 1,57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엘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프랑스 에비앙 지방에서 생산, 전 세계 130여 개 국에 수출하고 있는 세계적인 샘물인 ‘에비앙’은 알프스 몽블랑에서 천연으로 걸러진 자연필터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볼빅’은 1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퓨이산맥에서 내리는 빗물이 몇 년에 걸쳐 정수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삼다수’와 설악산에서 생산되는 ‘설악샘물’, ‘내설악샘물’ 등이 있으나 신뢰성과 홍보력에서 매우 미약하다. 여기서 병수돗물은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유명 샘물의 경우 암반, 화산, 알프스 등 천연의 자연 속에서 순수하게 걸러진 점을 강조한 반면 미국 등 전 세계 중급으로 판매되는 샘물은 수도수를 다시금 역삼투, 활성탄, 이온수 등의 2차 정수시스템을 거쳐 안전한 물이라는 점을 부각, 소비자층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 수돗물의 취수원은 강물이다. 4대강 개발 이후 이미지는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지만 수돗물의 정수과정을 통한 안전성과 변함없는 물맛이 관건이다.

다행스럽게 영등포정수장을 비롯한 서울의 중심 정수장이 아름답게 리모델링되고 있지만 아직도 인천, 부산 등 기타 도시의 정수장의 모습은 미관상 물맛을 떨어트리게 하는 주요요소가 된다.

 

소독과정을 보면, 수자원공사의 청주정수장과 인천의 수산정수장의 병물이 그나마 소독방식을 혼합산화제(마이옥스)로 교체하여 물맛에서 여러 번 우위를 차지한 바 있다.

 

결국 핵심 아이덴티티의 도출을 위해서는 친환경·안전성을 강조하고 첨단기술로 고도 정수된 물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세계자원 중 유독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고 보편타당하게 인정받는 물맛(미네랄의 고른 함유량)의 상대적 가치를 홍보하고 알리는 전략이 매우 시급하다.

 

더욱이 서울시 등 대도시가 생산하는 병물의 수출은 국가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아프리카지역 등 저개발국가에 글로벌 운동의 일환으로 물을 지원하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세계적인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병수돗물의 참맛과 사회 환원성을 알려주는 방법도 있다.

 

환경측면에서는 100% 분해되어 자연으로 회귀하는 용기의 사용과 국내에서 수돗물 수질평가를 상시적으로 하듯,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강점인 IT를 활용해 실시간 수질사항을 통보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이 같은 마케팅전략과 홍보전략을 구체적으로 연구·수립하여 지방공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첫 삽이 건강하게 퍼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