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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환경]서울시도 위생밸브시대 개막

[127호]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서울시도 위생밸브시대 개막

폴리우레아 메탈시트 밸브 서울시 입성

서울시 상수도본부 개혁의 바람 분다

 

메탈시트 버터플라이 밸브

 

오랜 진통 끝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드디어 위생밸브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상수도용 제수밸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에폭시 도장 소프트밸브만을 고집해온 서울시에 동아밸브(회장 김시화, 70세)가 폴리우레아 도장 메탈시트밸브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동아밸브는 서울시 정수장들과 올해 초 조달청을 통해 계약을 맺고 강북정수장과 광암정수장을 시작으로 지난 달 말부터 ‘폴리우레아 메탈시트 버터플라이밸브’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동아밸브 제품이 이전 밸브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은 에폭시 수지가 아닌 폴리우레아 수지로 도장을 했다는 점과 소프트밸브가 아닌 메탈시트밸브라는 점이다.

 

사실 어떤 소재로 된 밸브를 쓴다 하더라도 땅 속에 묻힌 채 항상 물과 접촉하기 때문에 노화되고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프트실의 고무 디스크는 마모와 변형에 취약하고 노화가 진행되면 부식물이 가루로 물에 흘러들어가 위생적인 면에서 쟁점이 되어 왔다. 이에 반해 메탈시트밸브는 상대적으로 마모와 변형, 노화 등이 늦게 진행되어 수명이 매우 길어 교체의 필요성이 거의 없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소프트실밸브는 위생에 적합하지 않아 하수도용으로 주로 사용해왔지만 우리나라는 저렴한 가격의 소프트실을 고집해 왔다.

 

또한 메탈시트밸브로 교체하게 되면 기존 소프트실밸브가 하자가 있는 것을 인정하는 형국이 되어 서울시 상수도 밸브 전체에 대한 위생안전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는 것도 밸브 소재를 교체하기 꺼리는 중요한 이유다.

 

도장 수지의 종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에폭시 도장 밸브는 VOC(휘발성유기화학물질) 용출 가능성이 폴리우레아 도장 밸브보다 훨씬 높아 화학적·물리적 변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밸브에 신축작용으로 균열이 생겨 틈새에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폴리우레아 도장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건물 등의 도장 재료가 폴리우레아로 변해가는 추세이지만 땅속에 묻히는 수도용 제품들에 대해서는 아직 소극적이다.

 

서울시가 우선적으로 설치한 곳은 강북정수장과 광암정수장, 이 두 곳은 현대화 및 고도정수처리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위생밸브가 필수적이다. 이곳 뿐만 아니라 암사정수장과 영등포정수장 등도 동아밸브의 위생밸브가 들어갈 예정이다.

 

소재가 달라 가격에 차이가 있는데도 인증기준만 통과하면 동일하게 가격경쟁을 시키는 정부의 현행 납품방식으로는 기업의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서울시의 결정이 위생 밸브시대로 향하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심화섭 기자(shs@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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