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불효교
홀어머니 밤마다 사랑 찾아 건너던 다리
신라 고도 경주 인왕동 경주 박물관 서쪽 남천변에 자리 잡은 효불효교는 동서쪽 교대 날개벽이 배 모양을 한 3개의 다리발을 갖추고 있다. 길이 55m, 상판너비 12m규모의 견고했던 돌다리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정교(日精橋), 춘양교(春陽橋), 칠성교(七星橋)라고도 불리운다. 교각은 물이 흐르는 쪽 압력을 줄일 수 있게 배머리 모양의 물가름돌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지극히 과학적인 방법이 이용되었다.
이 다리 이름이 효불효교라고 불리우는 데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옛날 이 다리의 서쪽에 홀어머니와 일곱 형제가 함께 살았다. 고생하며 어렵게 일곱 아들을 키운 홀어머니는 만년에 강 건너에 사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홀어머니는 장성한 아들들이 잠든 저녁에 남자를 만났다가 새벽에 다시 내(川)을 건너 헤어지곤 하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만남이 계속되었다. 드디어 아들들은 눈치를 채게 되어 서로 의논을 하였다. 홀몸으로 우리 일곱 형제들을 키워주신 어머니인데 우리들 몰래 밤마다 물을 건너자니 얼마나 고생이 되시겠느냐고 생각한 아들들은 합심해서 다리를 놓아드리고자 하였고 하룻밤 새 돌을 다듬고 모아 다리를 완성하였다.
그러나 다리를 만들어 어머니의 고생을 덜어드렸으니 분명히 효도이나 돌아가신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아내의 또 다른 사랑을 도와주는 일이라 불효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세상 사람들은 그래서 이 다리를 효불효교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일곱 형제가 만들었다하여 칠성교(七星橋)라고도 하며 이때의 칠성은 인간의 생명을 주는 소위 북두칠성의 신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민간에서는 이 다리가 아이 없는 어머니들이 기원하는 다리로써 존숭하기도 한다.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글 | 손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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