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 수덕사 이야기…2
템플스테이와 사찰
1박 2일간 사찰에서 마음을 다듬는 여유
“잠도 덜 깬 아침 6시의 공양, 그래도 소화가 된다. 서울에서는 지금쯤 세면을 하거나 아직 이불 속에서 부시럭거리기만 할 텐데.”
템플스테이의 시작점은 2000년대 초로, 불교문화의 원형이 잘 보전된 전통 사찰에서 한국 정통문화의 면면을 짧은 시간에 체득하면서 수행자의 일상과 삶을 경험하는 사찰문화체험이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을 위해 마련한 이 제도는 산자락에서 스님들의 수행하는 모습을 관망하고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에서 피어나는 전통문화와 정신과의 교감장이기도 하다. 푸른 생명이 숨 쉬는 자연공간에서 산사가 안고 있는 평화로운 자연의 향기와 새벽을 깨우는 풍경소리와 우람히 들리는 종소리며 사찰 경내를 쓸어 담는 스님들의 빗질소리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찾아보는 시간이다.
이 같은 친환경적, 역사적 산실에서 휴식과 수행을 겸하는 공간 활용은 지난 2009년 OECD가 선정한 한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0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아이콘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선정하기도 했다. 최근 국회 예산안 심의에서 정부가 지원하던 400억 원가량의 템플스테이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논란을 빚고 결국 종교적 마찰로 비화되고 있어 안쓰럽다. 종교적 차별이라기보다 우리나라 역사적 숨결 속에 찾아낸 좋은 휴식공간으로 인정해야 할 텐데.
템플은 2일간을 기본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말을 기준으로 오후 3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사찰마다 약간씩 프로그램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첫날에는 사찰소개를 보살이나 담당스님에게서 듣고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
세속생활과 다른 점은 식사를 공양이라 부르는데 아침 공양시간이 6시, 점심이 11시 30분, 저녁이 5시로 일상생활보다 약간 이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수행형과 휴식형이 있는데 수행형은 참선(명상), 염불 등 수행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휴식형은 공양시간과 울력 등에만 참여하고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과 취미를 위한 문화/생태체험형과 직장인과 단체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계절별로 사찰마다 약간씩 프로그램이 달라지기도 하며 담당스님의 성품과 기질에 따라 땀 좀 흘리는 체험도 나른한 몸을 깨우게 한다. 템플은 주중에도 사전에 연락하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사찰마다 마련된 템플 유치 공간에 따라 참가인원의 차이가 있다.
사찰에서의 발우공양은 자신이 선택한 양만큼 식기에 담아 먹고, 먹은 식기는 스스로 세척하는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환경부가 주창하는 잔반남기지 않기 운동을 실지로 체험하는 환경체험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덕사의 찬들은 담백하면서도 맛이 있는데 밤으로 조린 음식과 각종 나물과 김, 국과 김치 등이 맛깔스럽다. 공양은 스님들이 다녀간 후 일반신도와 함께 공양을 받는다. 회비는 2만 원선에서 4만원까지 사찰마다 다양한데, 고풍의 자연 속에서 영육을 함께 정비할 수 있는 비용으로는 매우 경제적이다.
템플에 도착하면 옷을 개량한복으로 갈아입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다도와 연등, 염주 만들기, 육체적 노동을 하는 울력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한다.
현재 템플을 운영하는 사찰은 서울의 경우 조계사, 진관사, 화계사 등 10개 사찰이 있다. 경기도에는 용주사, 여주 신륵사, 양평 용문사, 고양 흥국사 등 15개 사찰, 인천 강화에는 전등사, 강원도에는 속초 신흥사, 평창 월정사, 영월 법흥사 등 10개, 충남에는 마곡사, 수덕사, 갑사, 부석사 등 8개, 충북에는 법주사, 구인사 등 5개, 광주에는 무각사, 제주에는 관음사, 경북에는 직지사, 안동 봉정사 등 13개, 경남에는 해인사, 쌍계사, 통도사 등 8개, 부산에는 범어사 등 4개, 대구에는 동화사, 파계사 등 3개, 전북에는 금산사, 내소사, 송광사, 실상사 등 8개, 전남에는 백암사, 화엄사, 송광사, 흥국사 등 18개 사찰 등 총 106개 사찰에서 운영되고 있다.(불교문화 사업단/02-2031-2000)
2011년 신묘년 정초
연구소 작업실에서 길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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