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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법정(法廷)과 법정(法頂)

법정(法廷)과 법정(法頂)

-맑고 향기로운 삶-

 

지난해 김수환 추기경님이 올 2월에는 환경대학자 권숙표박사님(일반인은 잘 모르지만)이 그리고 3월 법정스님이 열반하셨다. 공교롭게도 한명숙전 총리가 정치법 위반이 아닌 인사비리로 법정에 서 2차 공판을 진행하던 시점이라 우리말에서 던져주는 의미가 묘한 대비를 하게 한다.

 

발음은 동일한데 하나는 마음을 무겁게 하고 하나는 마음에 아름다운 향기를 나눠준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이라고 법정스님은 누누이 일러 왔는데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수필집의 화두처럼 재판정에 선 죄인이거나 죄인이 아닌 모든 사람들은 다만 살아 있는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수필집 『산에는 꽃이 피네』『인연 이야기』『오두막 편지』『물소리 바람소리』『무소유』-맑고 향기롭게-『홀로 사는 즐거움』『말과 침묵』『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인연 이야기』『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영혼의 모음(母音)』『버리고 떠나기』『물소리 바람소리』등이 있다.

 

역서로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진리의 말씀(法句經)』, 『불타 석가모니』, 『숫타니파타』, 『因緣이야기』, 『신역 화엄경』 등 50여권의 책을 내고 수필집의 경우 모두 베스트셀러들이다. 빈 마음에 이슬보다 맑은 향기를 불어주기 때문이다.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뜻이다".-최선을 다하는 것이 삶의 빛깔이요, 무게다-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뜻이다"-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다.-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작은 것과 적은 것 속에 삶의 향기인 아름다움과 고마움이 깃들어 있다"-라는 글을 읽으며 단 한번이라도 살아온 자신의 발자취를 음미해보고

 

-우리가 책을 대할 때는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일로 이어져야 하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값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한다.-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

 

살아온 인생을 다듬어 보고 나답게 빈마음에 차곡차고 새롭게 쌓다가 버릴수 있는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있는 것이다.

 

-시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 밖에 없는 존재다.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을 뜻한다.

그래서 울림이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매일매일 나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자연을 생명의 중심인 가슴으로 대하고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간소함에 있다.

 

-가슴은 존재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가슴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생명의 신비인 사람도 다정한 눈빛도 정겨운 음성도 가슴에서 싹이 튼다.가슴은 이렇듯 생명의 중심이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고 법정스님은 또한번 타일르지 않던.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고.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고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1955년 통영 미래사로 입산 1956년 송광사에서 효봉 스님의 문하에 출가. 1959년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졸업 이후 지리산 쌍계사, 가야산 해인사, 조계산 송광사 등에서 머물렀다. 70년대 봉은사 다래헌에 거주하며 한글대장경 역경에 헌신하고, 함석헌 등과 함께 <씨알의 소리> 발행에 참여 불교신문사 주필을 지냈다. 송광사 수련원장, 보조사상연구원장 등 역임하였고 1994년에는 “맑고 향기롭게”를 창립. 1997년 12월 길상사를 창건하였다.2007년 10월 폐암진단,2010년 3월 11일 법랍55세,세수 78세로 길상사에서 입적.다비식 13일 순천 송광사에서 봉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