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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기름띠 민심만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태안
그동안 인간이 저지른 해양 유류사고가 74%를 차지 한다. 서해대교가 흔들거리도록 세찬 바람 속에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지던 토요일은 대선 4일을 남겨놓은 시점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마다 인사문제로 갈등과 반목 속에 술렁거린 한주, 학생들은 수능시험등급제의 부당성에 급기야 정부에 소송을 내는 등 나라는 어수선하다. 지난가을 억새풀과 어울려 해안가의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움을 그려놓았던 천혜의 사구 신두리로 달렸다. 신두리 재해대책본부 팻말이 보이고 새롭게 들어선 팬션가를 지나면서 해변이 펼쳐진다. 재해현장 신두리는 지난날 황혼녘에 빠져들듯 춤추던 은빛금빛 물결은 검은 재앙으로 초토화되어 이미 기억 속에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펼쳐진 또다른 색의 앙상블. 아, 인간 띠.... 노랗고 하얀 ,그리고 쥐색의 방재복을 입은 사람들로 백사장은 길고 긴 인간들의 간절한 기원의 선이 이어져 있었다. 장엄한 자연을 지키려는 인간들의 고귀한 몸부림. 나는 그 몸부림의 띠에 가슴 뭉클한 충격과 감동을 받는다. 진정한 민심은 거기에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대한민국의 희망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남과 북의 이산가족을 찾아 TV앞에 눈물 흘렸던 여의도 광장의 나부끼는 이름이 적힌 벽보의 물결. 국가부도의 IMF의 심각한 현실에서 서랍 속에 잠겨놓았던 금은보석의 국민성금운동, 그리고 월드컵 결승 그 승부를 위한 붉은악마의 물결, 그 지글대는 감동과 환희가 지금 태안 신두리 해변에서, 겨울날의 만리포에서 천리포, 백리포, 태안반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서해 해변을 수놓는 일일 5만 명의 행렬이었다. 군인들의 운송버스부터 경찰,국세청,상수도본부,광주시,울산시,거제,인천,강원도 고성에서 정선까지, 산골짝 사람들도 해변으로 모였다. 몇 천 만년을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 해변 바위들은 검은 기름을 뒤덮고 앉아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해지는 갯마을주민들은 이제 기름 냄새가 나서 바지락 맛을 볼 수 없다고 한탄한다. 굴양식장도 새로 단장한 팬션도, 음식점이며 가게들도 깜깜한 겨울날을 속수무책으로 지내야 한다. 95년 씨프린스호 여수유류사고는 5천35톤, 12년만의 태안 유조선 충돌사건은 3배인 1만5천톤이다. 선박에 의한 유류사고는 해마다 400건 내외로 발생된다. 95년 씨프린스호 5천 톤 태안의 유류사고가 1만5천 톤의 대형유류사고지만 97년에도 유조선사고로 2400톤이, 2004년에는 1200톤의 유류사고가 발생되었었다. 결국 유조선의 사고가 발생되면 대형사고로 해안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보통 어선이나 화물선 등에 의한 사고가 1백톤 내외인 것을 볼 때 그 위험도는 엄청나다. 하지만 2중구조의 안전장치가 있는 유조선은 30%정도라니, 석유량이 증가되는 우리나라로서는 위험도가 해마다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도 그 대책은 속 시원하지 않다. 유류사고의 발생 원인을 봐도 지난해 총 285건중 취급부주의가 117건으로 가장 많고 파손이 74건, 해난사고 73건이며 고의가 14건이 된다. 결국 모든 사고의 원인 중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사고가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재지변은 26%이다. 10년간의 사고발생건수도 줄지 않고 3-4백건을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방재대책도 변변치 않고 재해복구체계도 어설픈 가운데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몰려온 사람들은 절망스러운 겨울해변에서 희망을 꿈꾸는 감동의 퍼포먼스 그 자체임에 분명하다. ⓒ 환경수도신문 & enw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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