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라는 것
길샘 김동환(인천문학)
꽃들도 지들끼리 이름을 부를까
이름모를 꽃들이 모여
제 무게보다 짙은 숲의 향기를 만들었다
여섯 살 장애아를 입양하여
십년째 막내 아들로 키우는
식구들이 꾸민 가족의 향기
청계천에서 쓰레기를 줍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술밥 먹으며
이마에 알룩거리는
장관출신 땀내음도 향기롭다.
세명이 동업하여 이룬 기업
자식에게 물려 주지 않겠다는 개업날의 약속
말단부터 커 온 직원을
사장에 취임시키고
홀연 떠나는 창업자들의 믿음이 향기롭다.
캄보디아 열 두명 아이들에게
연봉 육천만원 봉급쟁이가
십여년을 매월 2만원
열두명이면 이십팔만원
장학금을 보내 줌에도
칭얼대지 않는 그 아내의 향기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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