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 이슈/칼럼

세월호가 던진 대한민국의 오늘

세월호가 던진 대한민국의 오늘

-을지연습 30년은 다 연극인가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되뇌고 싶지 않은 T,S,엘리엇의 시 황무지 제 1죽은 자의 매장- 첫 연에 나오는 시이다.

엘리엇이 시의 혼불을 한창 불사르던 24살 때인 1912415일 총 승객 2206명중 1503명이 사망하고 703명이 구조된 타이타닉호는 그날 오전 220분 영원히 수장되었다.

그리고 다시 102년이 지난 416일 대한민국 남쪽바다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키로미터 앞 해상 맹골수로 에서는 국내 최대 유람선인 청해진해운소속 세월호가 제주도로 가는 도중 침몰되었다.

안산시 단원고등학생의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는 길이었다.

확실한 인명피해는 구조된 인명이 174명임만은 분명하다.

승선인원이 476명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불투명하다. 사망자수와 실종자수도 어찌 될지 변수가 많다. (421일 현재 승선 476,구조 174, 사망 121, 실종 181)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된 대형 선박사고로는 531월에는 창경호 침몰로 330명이 사망했고 7012월에는 남영호가 326,876월은 극동호가 27,9310월에는 서해페리호가 292, 그리고 9410월에 충주호가 30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대형 해양사고였다.

대형사고가 벌써 다섯차례 이상 발생되었는데도 구조대응능력이 과연 이 정도였는지 허탈과 몸부림도 칠 수 없을 만큼 자괴감이 치밀어 오르는 사고 이후의 풍경이다.

 

문제는 사고 원인이 아니라 구조하는 과정에서의 정부의 행동거지를 보면서 전 국민은 분노와 슬픔에 잠겼다.

30여년간 공무원들은 매년 을지연습을 하고 있음에도 그야말로 현실은 난장판이다.

침몰되 가는 세월호를 바라보면서 그 속에 살아 숨쉬는 고등학생들의 해맑은 미소와 장난끼어린 얼굴들이 물결속에 아른거린다.

단원고 정문앞에 붙여진 노오란 색종이에 적은 추모의 글들은 애절한 시며,통탄이며 눈물의 결정체였다.

 

노오란 꽃송이에 묻혀진 눈물들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정말 미안하다.고통을 준 어른들을 용서하지 마라.

-한명이라도 더 빨리 살려야 할 텐데.현 정부는 뭘 하는 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얘들아 미안 하구나.어른들 말 듣지 말지--- 포기하지 말고 ---꼭 살아서

-미안하다, 이 말 밖에 못하겠다. 부디 행복한 곳으로

-어른들이 너무 잘못했다/너무도 미안하다

-미안하다.너무너무 미안해. 미안하다 애들아.

 

 

 

 

 

 

올초 피아르컨설팅회사 에델만이 우리나라 18세 이상 일반국민 1천명과 25세에서 64세의 여론 주도층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10명중 7명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월호 침몰당시의 구조작업 현장에서 그 원인을 찾게 했다.

오늘 날의 포장된 정부와 정치의 속살을 낯낯이 파헤쳐 보이게 했다.

업무관장, 위기 대응, 행정절차등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얼마나 부실하게 얼마나 겉포장만으로 덮여 있었는지를 진정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1백년 전 타이타닉 사고후 모든 배에는 구명보트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고 늦은 밤이라 해도 응답장치는 끄지 말아야 하는 등 국제해상안전협정이 체결되기도 했다.

항해 중에는 반드시 구명정에 대한 훈련,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24시간 내내 무선관찰을 실행해야 하며 국제 무빙순찰대가 창설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충격을 받고(원인 규명중) 선체가 기울어지면서 침몰되기 까지의 2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속에서 우리의 초등 대처는 과연 어떠했나.

 

20년이 지나 일본이 버린 유람선을 구입하여 대한민국 바다에 띄워도 우리나라 연해에서는 안전한가.

선체를 개량하였으면서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 운항을 지속할 수 있었나.

화물을 고정시키는 장치도 없이 도도하게 맹골수로를 가로지르려 한 당당한 배포는 무슨 용기인가.

종교적 편집증으로도 용인 할 수 없는 선장과 승무원들의 무생명적 가치는 어디서 파생되었나.

,쏠림현상을 예측하고 조정할 수 있는 스테빌라이저 장치의 안전성은 누구의 논리인가.

,출항시부터 과연 선체 복원능력을 확보하고 출항한 것은 누구의 판단인지.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물탱크(평행수) 시설은 과연 녹슬지 않고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는지,

안전이란 용어의 참뜻을 우리 어른들은 제대로 알고 있는지.

.

침몰하는 과정중에서 우리 어른들의 초등대처는 또 어떠했나.

기울어지는 배를 보며 황망히 달려온 주변 어선들은 시간만 날리고,무선통신을 교환하는 담당자들의 목소리에서는 위기의식은 전혀 찾을 수 없고,페인트로 굳어진 구명정은 그저 장식품이고, 구조선이라고 달려왔지만 밧줄하나 망치하나도 준비 하지 않고 ,,,,,

 

그렇다.온 국민이 저 순박한 미래의 얼굴들을 수장시키고 말았다.

그래도 위대한 대한민국 군인이며 해양경찰대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인가.

단원고 정문에 붙여진 추모의 글들은 그래서 생경스럽지 않다.

 

-너무 차가운 곳에 오랫동안 있게 한 무능한 어른들,정부가 너무 밉고 싫다.....

-더 버텨줘. 아무 조치도 못 취하는 이 나라가 너무 원망스러워..

-정말 미안하다.고통을 준 어른들을 용서하지 마라.

 

 

 

 

 

*시인,수필가,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작가회회원,한국펜크럽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