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설립을 인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4개 공제조합 이사장에는 대부분 공정위 출신이 임명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2년 말 다단계판매 소비자피해 보상기관으로 설립된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초대 이사장에 박세준 한국암웨이사장이 선임되었지만 다음해 2003년부터 공정위 출신 이한억 전 상임위원, 정재룡 전 상임위원, 남선우 전 공보관이 돌아가며 맡은 후 현재는 김치걸 전 본부국장이 재임하고 있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도 초대 이사장은 다단계판매 업체대표가 맡았지만 2003년부터 공정위를 퇴직한 박동식 전 상임위원, 조휘갑 전 상임위원, 신무성 전 상임위원, 김선옥 전 부위원장에 이어 2012년 2월 신호현 전 공정거래조정원장이 선임돼‘5연속 공피아 이사장’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가 2010년 9월 상조업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기관으로 인가한 한국상조공제조합 역시 초대 이사장은 상조업체 대표가 맡았지만 같은 해 12월 공정위 출신인 김범조 전 서울사무소장에 이어 지난해 12월 장득수 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이 취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상조업소비자피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장득수 이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의 경우 초대 이사장은 상조업체 대표, 2대 이사장은 경찰서장 출신이 선임되었지만 지난해 1월 공정위 출신 윤용규 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 제1부단장이 취임했다. 윤 이사장은 올해 6월 사퇴해 현재는 공석이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은 현재 이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8명의 지원자 중 공정위 출신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공정위 출신 인사가 이사장에 선임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소비자원부원장,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사무국장,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 4개 공제조합의 이사장 등 산하기관 및 피감독기관의 고위직 8개자리를 공피아가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갓 퇴직한 공직자를 산하기관에 내려 보내기 위해 임기가 끝나지 않은 소비자원 부원장, 공정거래조정원장을 중도에 사퇴하게 해 피감독기관인 공제조합 이사장으로 보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에 비해 산하기관이 적지만 올해 2월 퇴직한 부이사관이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정거래1팀장으로 취업하는 등 로펌으로 가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제재를 받는 기업의 법무대리를 맡는 로펌에 재취업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회 김기준 의원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촉진과 소비자권익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자부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한 인사를 남발한다면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공정하게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정위는 지난해 국감에서 다단계판매업과 상조업공제조합 4곳 이사장자리를 모두 공정위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조합을 관리-감독하던 인사가 관리-감독 받는 기관으로 내려가면 ‘이해 충돌’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 지적을 받은 날인 10월 31일 이사장공모를 공고한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에 공정위출신인 소비자원부원장이 선임됐다”고 꼬집었다.
(국회/문장수 전문기자)
'뉴스 & 이슈 >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 과년도 고액체납자 직접관리 - 수도조례 일부 개정하여 본부체납징수 (0) | 2014.11.20 |
---|---|
신용보증제도 개선은 헛말 - 우수환경기업,창업기업 기술보다 담보가 환경산업기술원 금융지원도 겉과 속 달라 (0) | 2014.11.20 |
공정거래 분쟁 90%이상 이유 있다 - 분쟁조정 성립률 해마다 높아져 (0) | 2014.11.20 |
경제전문가가 보는 세월호 참사 (0) | 2014.11.20 |
25개 국책연구기관 해외파가 이끈다 - 미국이 62명(26%)으로 절대강자 국내서는 서울대, 과기원이 15%씩 차지 (0) | 2014.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