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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84호

안철수 생각 6

부자여야 복지를 한다 vs 복지를 해야 부자가 된다-3
순환출자금지, 출자총액제한부활, 금산분리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대체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장만능주의를 경계하는데요, 시장만능주의에 빠지면 탐욕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규제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감시는 강화해야 하고, 시장이 정글이 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이 잘 발전하고 혁신해야 대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파트너들은 대기업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제공해주고 그래서 대기업 자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구글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이 구글의 우산 아래에서 자라면서 새로운 가치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을 구글에 제공하죠.
대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대기업도 사회와 국가에 제 몫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불공정 거래관행을 국가도 감시해야 하지만 대기업도 자기 임직원의 행태를 내부적으로 감시해야 해요. 지금까지는 임직원들이 납품가격을 얼마나 잘 후려치는지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인사관리시스템을 개혁해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노력이 고과에 반영 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노력이 필요한데요, 중소기업끼리의 과당경쟁 문제도 심각합니다. 경쟁력 없는 한계기업, 즉 ‘좀비 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덤핑에 나서면서 경쟁적인 덤핑으로 가격구조가 와해돼 모두가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요. 국가에서 기계적으로 지원하는 자금이 경쟁력을 망치는 요소가 되기도하고요. 업계 전체적인 합의 속에 거래 질서를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내부의 구조조정도 필요하고요. 또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실력을 기르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해야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대기업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유능한 경영자들이 은퇴 후 중소기업 경영자를 멘토링해서 지식과 경험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단호히 뿌리뽑아야 합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재검토하는 등 감독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고, 연구개발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때문에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가 어렵게 돼 있기 때문인데요, 실패의 경험이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제도도 개선해야 합니다.
대학은 산학협동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산학협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 중의 하나가 한국인데요, 교수들이 연구업적만 신경쓸 게 아니라 기업들과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합니다. 전문대학을 미국의 커뮤니티칼리지 같은 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해서 직업교육, 재교육 등 사회교육을 활성화하는 노력도 필요하고요.
특히 종업원의 권익을 비정규직까지 포함해서 보호해야합니다. 기업의 단기적 이익이 조금 줄더라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철페해야 해요. 또 고용을 좀 더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하고요
사회책임경영에 앞장선 기업들의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