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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83호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의 국가리더십 3

대통령의 기초소양
“공공성과 , 민주주의 가치의 내면화”
국가통치능력을 구성하는 6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것을 떠받치는 기초소양이 있다. 고층빌딩을 예로 들면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는데 이렇게 높이 올리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가 중요하다. 기초공사 능력이 없으면 화려한 고층빌딩도 올리지 못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부분에는 차탄하지 않는다.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에게 체력이 기본이듯이 두 가지 기본소양이 있다.
첫째는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하고 둘째는 민주주의 가치가 내면화돼 있어야 한다. 능력은 출중한데 기본적인 이 자질이 없으면 거꾸로 국가, 국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소양이 통치능력의 요소 6가지보다 더 중요하다.
민주화 이후의 대통령들이 국민으로부터 긍정평가 못 받는 것은 6가지 요소의 결핍도 있겠지만 기초소양이 되는 국가의 공공성 가치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지 않았고, 민주적 태도가 내면화 돼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현실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공공성이 무엇인지 설명하면 국가는 결국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기초로 해서 형성되는 정치공동체라고 학자들이 정의한다. 공동체에서 구성원의 연대의식은 필수다. 연대의식을 일으키는 핵심가치가 공공성이라는 것이다. 어느 정치학자는 ‘국가란 공공성이 제도로 응결된 것이다’고 정리하기도 한다.
근대국가의 특성은 대게 두 가지다. 공권력 같은 합법적 폭력을 동원하고 세금 부과, 병역의 의무와 같이 국민을 상대로 강제력을 행사한다. 강제력의 정당성의 근거는 공공성이다. 국가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핵심가치가 공공성이기 때문에 이것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학자들이 정리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자동적으로 공공성의 가치를 상징하는 존재여야 한다. 국정을 수행하는데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떠나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역대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지 않았다. 국가의 공공성, 가치가 부족하면 권력에 대한 사유의식이 생긴다. 물려받은 재산이라 생각하고 자의적으로 행사한다. 그래서 권력을 남용하고, 정실 인사를 하고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야기한다.
민주화이후 대통령의 재임시절 돌아보면 정도와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