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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7호

환경산업의 마케팅전략 15

고객의 영혼에 호소하는 기업들이 존경을 받는다
 
 
 경영자라면 이해득실을 전부 버려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죽어도 지키고 싶은 무엇을 최소한 한 가지는 마음속 깊이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마음(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그리고 자기 자신의 마음에 이르기까지)을 움직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이고 혼일 것이다. 혼은‘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혼은 혼으로만 불리지 않는다. 혼의 이름은 여러 가지이다. 비전과 가치, 신념이 혼의 다른 이름들이다. 그리고 혼에 또 다른 이름을 추가하자면 그것은‘대의(大義)’이다.
 모든 대의는 개인의 차원을 뛰어넘는다. 진정으로 만족감을 주는 대의는‘자신을 넘어선 목적’이어야 한다. 물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성공은 작은 성공이다. 그리고 오래가지 못한다. 진정한 성공은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존경을 얻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큰 성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성공이 지속가능해질 수 있다.
 세계 10위의 부자인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에게 진정한 부가 무엇인지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부는 많아도 귀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정한 부귀는 자기가 번 금전을 사회를 위해 쓰려는 속마음에 있다고 봐요. 아무리 재산이 많더라도‘바른 뜻’이 없는 사람은 가장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의 좌우명‘의롭지 못한 채 부귀를 누림은 뜬구름 같다’는 「논어」의 한 구절이다.
 짐 콜린스는 성공한 기업을 두 부류로 나누어 성공비결을 분석했다. 둘 다 성공한 기업이기는 마찬가지인데, 한 부류는 비전, 우리의 용어로 혼을 가진 기업(비전기업)이고, 다른 부류는 그렇지 않은 기업(비교기업)이었다. 두 부류 모두 업종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올렸지만, 비전기업의 성과는 비교기업을 장기적 측면에서 크게 웃돌았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비전기업은 비교기업과 뚜렷이 다른 특징을 몇 가지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문자 그대로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 비교기업과 달랐다. 또 하나 큰 특징은 비전이 이익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있었다는 점이다. 비전기업들은 여러 목표들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돈은 그 중 하나였을 뿐이다. 많은 비전기업들은 기업에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에도 혼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한다. 이른바‘마케팅 3.0’이다. 마케팅 1.0, 즉 초창기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머리’에 호소하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세제회사가 있다고 치자. 그 회사는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우리 회사 세제의 세탁력이 가장 뛰어나다.’라고 광고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간 마케팅 2.0은‘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이었다.‘이 브랜드를 입으면 당신도 배용준, 장동건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러면 마케팅 3.0이란 무엇일까? 코틀러 교수는“사람들의‘영혼’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환경에 신경 쓰고, 사회에 좋은 일도 하는 회사라면 내게 특별히 무엇을 주지 않더라도 그냥 좋다.’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요즘의 소비자들이다. 현명한 기업들은 그런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마케팅 3.0이라는 것이다.
 마케팅 3.0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회장이 2008년 1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주창한‘창조적 자본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연설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명연설로 꼽힌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 중 자기이익을 활용해 경제와 사회 발전을 이루었으나,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주었고 가난한 사람은 정부 원조와 자선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21세기 창조적 자본주의는 이를 재정비해 시장의 힘과 제도혁신을 통해 가난한 사람에게 이바지해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은 두 가지 사명을 갖게 될 것이다. 이익을 창출하려는 동시에, 시장의 힘으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항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이츠는 그런 기업에게는 시장에 기반한 또 다른 인센티브가 있다고 말한다. 시장의 인정(recognition)이 그것이다. 기업이 선행을 통해 사회에서 인정을 받으면 평판이 향상됨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주게 된다. 또 기업의 인지도가 높아져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트렌드 조사업체 트렌드워칭닷컴(trendwatching.com)이 내놓은 2010년의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10가지’역시 마케팅 3.0과 일맥상통한다. 10가지의 트렌드 중 3가지가 마케팅 3.0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워칭닷컴은 우선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여서‘여느 때와 다른’기업문화가 더 진지하게 요구될 것으로 봤다. 위기 이전에 흥청망청하던 세계는 위기를 겪으며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됐고, 따라서 기업들도 더 투명하고 더 정직해야 하며 협력과 상호 소통을 곰니할 때라는 것이다.
소비자트렌드 조사업체 트렌드워칭닷컴은‘친환경’이나 ‘자선연계 상품’같은‘착한 소비’도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는데 역시 마케팅 3.0과 부합한다. 가령 19.99달러짜리 이케아(IKEA)의 책상용 램프는 하나 팔릴 때마다 도 다른 램프 하나가 유니세프에 기부된다. 전기도 없이 지내는 난민촌 어린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2010년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ISO 26000’이 공식 발표돼 기업 경영에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2009년에 다우존스의 지속가능경영지수인‘DJSI 코리아’가 발표되는 등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정말 기업에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대인 것 같다. 요즘 기업들은 사람으로 치자면 마하트마 간디나 테레사 수녀처럼 훌륭한 품성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정성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