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호]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발행
FTA와 소비자 물가
개성상인과 인삼
발행인 칼럼 | 정치권이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한미 간의 FTA 협정으로 불붙는 대립각이 동장군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것 같다. 이 같은 사례는 역사적으로 이미 18세기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통상조약을 맺은 것은 1882년, 그 유명한 한미수호통상조약이다. 그런데 이 조약의 8항에는 미국인이라 하더라도 인삼을 해외로 가져가면 처벌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인삼이 서양에 알려진 것은 네덜란드인이 1610년 유럽에 소개하면서부터이다. 하멜표류기에도 동양의 특산물로 소개되고 있다. 약효와 생태 등 세세하게 소개된 것은 중국에 머물던 선교사 자루투에 의해서 시작한다. 이후 서양인들이 인삼을 채취하기 시작했는데 주로 미국 땅이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을 중심으로 미 동북부지역에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야생인삼이다. 1750년대에는 대량의 미국산 인삼이 중국에 수출하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인삼은 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천 수백 년 전에 전라도 동복에서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온다. 개성상인이 상술에 능하다는 것은 바로 이 인삼을 무기로 중국에 밀매하면서 유명해진다. 그 개성상인들이 인삼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중국에서 미국과 인삼전쟁을 한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경기, 충청, 평안, 함경도에서 약재로 인삼을 재배한다는 기록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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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약력: 시인/수필가, 환경ISI소장, 한국작가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회원, 환경부중앙환경자문위원, 소비자시민의모임 운영의원, (사)한국수도산업발전회 부회장, (사)한국환경계획 조성협회 자문위원 저서 : 시집 「날고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칼럼집「우째물꼬를 틀꼬」 논문 「황금시장 물산업의 경쟁력」 |
결국, 중국의 자생인삼이 남획으로 전멸되고 미국의 자연인삼도 마구잡이식 채취로 전멸하면서 인삼전쟁은 개성상인의 승리로 돌아간다. 초창기 물량공세로 가격경쟁에서 우리의 인삼이 맥을 못 췄지만 전 세계 인삼시장을 우리의 재배기술 덕분에 승기를 잡아 오늘에 이른다.
최근 소비자시민의 모임이 18개국 14개 품목 48개 제품에 대해 시장조사를 했다. 소비자보호원이나 정부가 이처럼 전 세계 소비시장의 정확한 물가정보를 전달해 주지 않았던 현실에서 민간 소비자단체가 어려운 여건 속에 조사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물가정보를 알려줬다는 점은 소비자의 진정한 힘과 소비단체의 방향을 동시에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특이한 점은 생산지가 한국인 삼성과 엘지의 LED TV가 세계시장에서 인도 다음으로 비싸게 한국에서 팔리고 있다. 스페인보다는 35만 원이나 비싼 가격이다. 국내산 쇠고기의 등심 스테이크는 독일보다 4만 원 비싸며, 호주산 쇠고기는 말레이시아보다 3만 7천 원이나 비쌌다.
칠레산 수입 와인인 몬테스 알파 까페르네 쇼비뇽은 우리나라가 4만 4천 원으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다. 와인 가격은 독일보다 약 2배 정도 더 비싸다. 하이네켄 캔맥주는 호주,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싸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싸며 팬틴 샴푸도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그나마 조사대상 18개국 중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맥도날드 빅맥으로 13위 정도이다. 스타벅스 커피는 한국이 7위로 일본의 반값 정도이다.
해외여행이 활발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 같은 정보를 정확히 알면 여러모로 알뜰 살림을 할 수 있겠지만, 물가 조사가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어 우리나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값이 최적의 가격으로 오인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를 외국에서 사오면 세금을 내고도 한국보다 싸다는 이야기는 당연한 세상 이치처럼 굳어졌던 적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인삼을 중국에 팔기 위해 우리의 조상들이 가격경쟁을 펼치면서도 재배하는 기술을 습득, 천하의 인삼 상권을 쟁취한 것에 비해 오늘날의 소비자 물가는 인터넷 시대에도 너무 한국적인 사고로 얽매여 있지는 않았는지 자괴감이 든다.
더구나 TV와 같이 우리의 손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속에 뇌물액이 들어 있고 기업가의 개인 소유의 지하자금이 매여 있어 비싼 것인지 이리저리 의심이 들고 불쾌하다.
기업은 명쾌하게 비싼 이유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고 소비자는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진정성을 되찾게끔 제2의 소비자 운동을 해야 할 시점인 듯하다. 이래저래 정치권에 이어 대기업의 신뢰도에 자꾸 금이 간다.
개성상인이 자연채취에서 재배기술로 인삼무역을 승리로 이끌 듯 오늘날 존경받는 상인이 탄생하기를 염원한다.
최근 소비자시민의 모임이 18개국 14개 품목 48개 제품에 대해 시장조사를 했다. 소비자보호원이나 정부가 이처럼 전 세계 소비시장의 정확한 물가정보를 전달해 주지 않았던 현실에서 민간 소비자단체가 어려운 여건 속에 조사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물가정보를 알려줬다는 점은 소비자의 진정한 힘과 소비단체의 방향을 동시에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특이한 점은 생산지가 한국인 삼성과 엘지의 LED TV가 세계시장에서 인도 다음으로 비싸게 한국에서 팔리고 있다. 스페인보다는 35만 원이나 비싼 가격이다. 국내산 쇠고기의 등심 스테이크는 독일보다 4만 원 비싸며, 호주산 쇠고기는 말레이시아보다 3만 7천 원이나 비쌌다.
칠레산 수입 와인인 몬테스 알파 까페르네 쇼비뇽은 우리나라가 4만 4천 원으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다. 와인 가격은 독일보다 약 2배 정도 더 비싸다. 하이네켄 캔맥주는 호주,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싸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싸며 팬틴 샴푸도 일본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그나마 조사대상 18개국 중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맥도날드 빅맥으로 13위 정도이다. 스타벅스 커피는 한국이 7위로 일본의 반값 정도이다.
해외여행이 활발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 같은 정보를 정확히 알면 여러모로 알뜰 살림을 할 수 있겠지만, 물가 조사가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어 우리나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값이 최적의 가격으로 오인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를 외국에서 사오면 세금을 내고도 한국보다 싸다는 이야기는 당연한 세상 이치처럼 굳어졌던 적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인삼을 중국에 팔기 위해 우리의 조상들이 가격경쟁을 펼치면서도 재배하는 기술을 습득, 천하의 인삼 상권을 쟁취한 것에 비해 오늘날의 소비자 물가는 인터넷 시대에도 너무 한국적인 사고로 얽매여 있지는 않았는지 자괴감이 든다.
더구나 TV와 같이 우리의 손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속에 뇌물액이 들어 있고 기업가의 개인 소유의 지하자금이 매여 있어 비싼 것인지 이리저리 의심이 들고 불쾌하다.
기업은 명쾌하게 비싼 이유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고 소비자는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진정성을 되찾게끔 제2의 소비자 운동을 해야 할 시점인 듯하다. 이래저래 정치권에 이어 대기업의 신뢰도에 자꾸 금이 간다.
개성상인이 자연채취에서 재배기술로 인삼무역을 승리로 이끌 듯 오늘날 존경받는 상인이 탄생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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