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호]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나의 조국이여, 대운하를 왜 버리려 합니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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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환경적인 도로를 무한정 건설할 수는 없다.
교통공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에 의하면 도로는 승용차만 다니면 손상이 거의 없으나 화물차 때문에 수명이 수 년도 못 간다고 한다. 미국의 고속도로는 화물차의 천국이다. 미국 화물차의 길이는 한국의 트럭 두 배 정도라 옆을 지나칠 때마다 두려움이 앞선다. 미국 시카고에서 펜실베니아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산악지대로 길이 매우 험하고 질주하는 트럭이 많아 가장 운전하기 싫은 도로다. 만일 오대호와 세인트 로렌스강을 연결하는 16개의 갑문으로 구성된 운하가 없었다면 이 길은 트럭들이 줄을 서서 달리는 정말 무서운 도로가 됐을 것이다.
환경보전 차원에서 산과 들판을 가로지르고 물을 건너는 도로보다 기존의 물길을 이용한 운하가 더 환경친화적이다. 고속도로 여러 곳에 사슴이 차에 치여 쓰러져 있다. 인간이 동물과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사고다. 문득 ‘우리가 어떤 것 하나를 떼어내려고 할 때 우리는 곧 그것이 우주의 모든 것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한 시에라클럽 창시자 존 뮈어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인간만이 독보적으로 지구를 사용할 수 없음과 생태계의 보전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도로를 계속 건설하는 것보다 기존의 강을 연결해 물류를 운반하는 것도 환경보전 차원에서 더 좋은 방안인 것 같다. 한국의 4대강도 예전에는 중요한 운송수단의 하나였다. 그러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땔감과 도로와 철로를 내면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진 벌목으로 토사가 하천으로 유입되어 수심이 낮아지면서 큰 배가 못 다니게 되고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자연적으로 물길은 없어지고 말았다.
20세기에 도로 건설, 자동차 소음,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 등 현대문명이 야기시킨 환경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은 이러한 물길을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국도 이제라도 물길을 이용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비환경적인 도로를 무한정 건설할 수는 없지 않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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