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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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 때 봉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궁국의 군주인 후예를 찾아가서 활쏘기를 배웠다. 후예는 고대에 활을 가장 잘 쏘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봉몽은 활쏘기를 열심히 하여 후예의 활쏘기 기술을 모두 배워 익혔다. 이윽고 모든 기술을 배우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저자만 죽이면 내가 천하제일의 명궁이 되겠군.” 이런 경우 이때 스승인 후예는 잘못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한편 춘추전국시대 때 정나라가 자탁유자를 보내 위나라를 치게 하자 위나라는 유공지사로 하여금 그를 추격하였다. 쫓기는 자탁유자는 지병이 도져서 활을 잡지 못해 추격자를 쏠 수가 없어서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 이때 자탁유자는 수레를 모는 부하에게 “지금 나를 쫓아오는 자가 누구냐?” 라고 물었다. 부하는 “유공지사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
그러나 자탁유자는 “그럼 나는 살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부하는 “유공지사는 위나라에서 활솜씨가 제일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어찌 살았다고 말씀 하십니까?” 라고 되물었다. 이때 자탁유자는 “유공지사는 원공지타에게 활쏘기를 배웠지! 원공지타는 나에게 활쏘기를 배웠거든, 원공지타는 곧은 사람이니 그가 선택한 친구도 분명 곧은 사람일 게다.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추격자인 유공지사가 바싹 다가와서 “선생께서는 왜 활을 잡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자탁유자는 “내가 오늘 지병이 도져서 도저히 활을 못 잡겠네.”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유공지사는 “저는 원공지타에게 활쏘기를 배우고 원공지타는 선생께 활을 배웠으니 선생께서 가르쳐준 활쏘기로 선생을 해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나 임금의 명령을 멋대로 팽개칠 수도 없으니…!”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유공지사는 화살을 뽑아 촉을 없앤 다음 허공을 향해 네 발을 날리고는 말머리를 돌려 돌아갔다.
봉몽은 후예에게 활쏘기를 배웠으나 스승인 후예를 죽였다. 이치로 보면 후예에게는 잘못이 없으나 맹자는 후예에게도 사람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잘못 가르친 과실이 있다고 보았다.
자탁유자와 유공지사의 사례는 이를 설명하기 위한 사례이다. 친구나 지인을 얻을 때는 신중하여야 하고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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