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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환경부가 치러야 할 또 다른 정책과제

환경부가 치러야 할 또 다른 정책과제

국토사랑운동 가시박을 제거하라

 
 
환경부의 출생성분을 파악해보자. 생년월일은 1980년 1월 5일생으로 부모는 보사부이다.
양자로 입양시켜온 246명의 식솔을 재분류하여 계획조정국, 대기보전국, 수질보전국으로 나뉘어 걸음마를 띄우게 했으며 6년 후에는 폐기물관리국이 태어난다.

여기서 모든 지구상의 생물 중 유독 쓰레기를 배출하는 생물이 인간인데 폐기물 분야가 뒤늦게 태어났다는 것이 의아스럽긴 하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미 61년 오물청소법이 마련되었다. 우리나라 환경관련법에서는 수도법과 함께 가장 먼저 태어난 법이다.

오물청소법의 제정이유를 보면 서울시 등 시 관할구역을 특별청소지역으로, 건물 점유자는 청소 및 오물용기설치 의무화와 관광지 등에는 계절적 청소지역과 하천 등에는 오물을 버리지 못하게 했다.
시, 군 등은 오물수집을 위한 수수료를 징수하게끔 했으며 36년 6월 제 8호로 정한 조선오물소제령을 폐지하게 된다.

이것이 폐기물과 관련된 역사적 단초이지만 지금의 정부조직은 명칭도 폐기물국에서 자원순환국으로 변경하고 생활폐기물, 산업폐기물, 자원재활용, 폐기물에너지팀으로 조직이나 명칭이 변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대상황에 맞는 변모이다.

그러나 명칭에서 느끼듯 과거는 인간이 버린 오물을 처리하는 정책이었다면 지금은 이를 자원화하는 전략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 매우 큰 반전이다.

얼마전 금강환경청에서는 전 직원이 동원되어 가시박 제거를 위한 이색적인 또 다른 환경운동을 전개했다.
 
가시박은 박과의 일년생 덩굴식물로 줄기가 4-8미터까지 뻗는 번식력이 강한 식물이다. 북미가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는 안동 주변에서 80년대 후반 오이재배를 위한 대체 나무로 사용하였지만 지금은 아름드리 풍광 좋은 나무와 아름다운 자연이 가시박으로 점령당해 국토를 훼손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올림픽도로나 강변도로를 달리다 보면 밤섬에 자생되고 있는 가시박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시박은 춘천이나 원주 충주 등과 주변 곳곳에서 가시박 집단서식지를 발견하게 된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우리의 풍광도 가시박의 너울거림만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시절이 닥치리라는 예감이다.
가시박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마치 이국땅 어디쯤인가에나 나올법한 그럴싸한 작품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단물이 흐르는 여린 순 마디에는 연두빛 진딧물이 떼거지로 서식하고 있고 우리들의 숲에는 가시박이 마치 군 포대를 위장하는 위장막처럼 봉긋 봉긋 진을 치고 있다.
하긴 4대강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여강이나 낙동강 금강 주변의 아름다운 산길 곳곳에 가시박이 두런두런 모여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한다.

쓰레기 줍기 운동에서 쓰레기 버리지 않기 운동, 물 아껴 쓰기 운동에서 중수도 사용하기, 장바구니 운동에서 과대포장 안하기 운동, 잔반남기지 않기 운동에서 물건 재이용 재활용하기 운동이 전개되더니 이제는 아름다운 가계도 탄생되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각종 국민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자연생태 면에선 전국민적 운동이 빈약하다.
금강청에서 가시박 제거운동을 전개했다는 소식에 쫑긋 귀 기울여지는 것은 바야흐로 환경부도 과거의 일거리에서 새로운 일거리가 다시금 생성되는 조짐을 관측하게 한다.

독도지킴이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요즘, 국토의 재발견 국토사랑운동이 폭넓은 환경운동으로 다시금 재창조되고 있는 시발점이다. 

달마스님의 법문에 마음이란 것이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다고 하더니, 우리나라 국토는 얼마나 어질고 어진지 가시박이 촘촘히 땅속에 뿌리를 내려도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너그러움의 결실인지 무관의 소치인지 스스로 반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