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하천정비와 문어 파울
코이잉어의 생태적 변화를 보면 마치 걸리버여행기속의 소인국에서
거인국으로 넘나드는듯 하다.
코이잉어는 사는 공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가정용 어항에 넣어두면 소인국에서 생명을 유지시킬 정도의
5~8센티미터 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15~25센티미터까지 자란다. 그런데 강물에 방류하면 어항 속 코이는 사라지고
커다란 90~120센티미터 정도의 대형 잉어다운 면모로 재탄생된다.
우리나라의 하천은 대륙국가의 하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하다.
그러나 가뭄과 홍수는 여전히 강줄기의 흐름을 변화시킨다. 물론 강물을 허리에 차고 농작물을 키우는 농심의
마음은 강물의 흐름만큼 절대적이고 고마운 존재이지만 사실 4대강 하천정비라는 국책사업이 표면화되기 전까지 대다수의 우리는 밤하늘의 별처럼 꿈을
그리고 꿈을 띄워 보내는 정도로 감성적 수준에 머물렀다.
영산강에서 먹거리를 해결하던 주민은 영산강 하구 둑, 도심하천의 오염으로
인한 오염으로 낙지며 풍요로운 어류들이 사라지면서 생업을 전환하여 도심으로 떠났다.
낙동강 주변의 대규모 온실재배 농작자들도 오염된
하천으로 인해 재배실적이 감소되고 병충해로 튼실한 농작물을 재배하지 못해 속앓이 하고 있다.
매년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들도
썩을 만큼 썩어, 이제는 강태공들의 시간소일거리로 탈색되었고 그곳에서 잡은 물고기에 대해 선뜻 식탁에는 올려놓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의 지구환경 위기의 근본은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에 그 원인이 있다. 한정된 자원을 무제한으로 퍼다 쓰는 인간의 욕구가
끝내 재앙으로 찾아왔다.
즉 자연이 생산해 내는 이자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원금까지 빼앗아 쓰고 있어 지금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과거 조선500년과 현대사회에 있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우는 국책사업에서 국토의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하천정비를 내세운 정부는 이명박정부가 처음이다.
주택건설 200만호라든지 행복도시라든지, 고속도로건설등 대규모 국책사업은 농토를
갈아 없고 산림을 훼손하는 등 막대한 환경훼손을 감수해야 했으나 사람의 안락과 편안함, 주거시설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환경론자들도
침묵했다.
물론 대규모 투자를 통한 누군가의 불확실한 자금의 흐름에 대해서는 의구심만 낳았지 딱히 누군가의 배를 불렸다는 증거는
밝혀지지 않고 넘어가고 있다.
감성적 시각에서 아름답게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강물에 대해 시퍼런 칼날을 들고 지금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짜파게티가 될지 칼국수가 될지 메밀이 될지 아님 비빔밥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언젠가는 죽은 도시가 될듯한 도심의
아파트건설보다는 일단 자연과 직접 대화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높아진다.
그 자연과의 소통의 첫 상견례는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깨달아야 한다. 대자연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족하지만 탐욕을 충족시키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생명체가 코이잉어처럼 넓어진 강물에서
거인의 몸짓으로 유유히 활보하고 개발론자들이 주창하는 친환경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급격한 삽질은 인간의 실수로 인하여 원상회복이
어렵다.
한땀 한땀 지역별 특성별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강줄기의 메무세를 다듬어야 한다. 아울러 성공적인
친환경생태하천으로 재탄생된다면 어떤 정권이 들어와서도 지속적인 사업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영산강을 사랑하는 도지사는 찬성을 했다고 해서
비아냥거릴 것은 아니다. 지역특성과 생태적 변화를 통해 죽은 강이 살아난다면 그것은 참지도자로서 가는 위대한 덕목중 하나를 수행하는
일이다.
어느 한 집단의 검증되지 않은 논리로 국토를 희롱하면 안된다. 월드컵경기가 끝나면서 최대 화제는 점쟁이 문어’ 파울의
예언이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살고 있는 ‘점쟁이 문어’파울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 D조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스페인의 승리를 맞춰 8경기 결과를 모두 정확히 맞혀 100% 적중했다.
우리의 분리된 논쟁을 독일의 점쟁이 문어
파울에게 물어보고 싶다. 운하건설이 아닌 4대강 하천정비가 옳은지 그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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