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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공짜 기상예보, 발전 없는 기상산업

공짜 기상예보, 발전 없는 기상산업
인간적 정책적 소통의 길목 조성 필요

 

골프 메니아들에게 있어 2-3 주후의 날씨는 매우 민감하다. 접대를 받는 사람이나 접대를 해야 하는 사람, 동료나 친구들과 동행한다 해도 라운딩 하는 날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천리 길을 마다않고 새벽잠을 설치고 달려온 메니아들의 가슴은 실망과 좌절로 다음 한주의 생활의욕마저 상실하게 한다.
반면, 서울은 비가와도 충청지역은 맑음이라거나 서울은 맑아도 경기지역은 소낙비가 오전 혹은 오후에 온다는 정확한 기상예보는 에너지를 절약하게 하여 녹색취미생활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기상청은 과거 수도, 전기, 철도, 우편과 함께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근대산업의 중심 산업이다. 그러나 타 사업과 비교해서 별반 발전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기상산업은 현재까지 총 26개 사업자가 등록했으나 그중 40%인 10개 업체가 폐업했으며 4개 업체는 휴업하여 현재는 절반도 안되는 12개 업체만 운영되고 있다. 기상산업자의 매출액 중 기상정보 가공판매는 11.1%로 가장 낮으며 기상컨설팅이 25.6%, 기상장비 판매 비중이 61.2%정도이다. 그러나 만매 실적중 수입이 80% 이상이며 국산 점유율은 20%도 되지 않는것이 우리나라 기상산업의 현실이다.
지난 7월 열악한 기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병성 청장이 우리나라 양대 기상산업체인 두 개 회사를 방문했다 한다. 우리나라 기상청 역사상 최고 지위자가 기업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란다. 현 전병성 청장이 기상산업 육성을 위해 호혜적 소통을 중심축으로 전략수립을 하게 된 것이 그나마 기업을 직접 방문하게 된 동기이다.
우리의 기상관측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모델개발과 수치예보 시스템 등이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아 그동안 몇몇 기술인에 의해 의존했던 것이 기상청의 현 주소이다. 환경분석장비들이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듯 기상장비에서도 국산은 풍향풍속계, 온도계, 우량계 등 몇 가지 품목만이 현장에 투입될 뿐 시정계, 운고계 등 지능형 센서 및 대형 원격 탐측장비는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자 하는 뚜렷한 사업전략이 설정되어 있지 않고 기상청 내부 조직 간에도 명확한 방향설정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관련부서간의 알력도 알력이지만 서울대, 연대, 부산대, 부경대, 강릉대 등 기상학과 출신들간의 학벌적 대립과 박사 소지자들인 유능한 인력의 수동성과 사회적 변화에 따른 대처능력의 부재, 기업과 기상청간의 호환성 등에 있어서 너무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 기상청의 기류이다.
‘가을비는 빗자루로도 피한다.’
‘가을비는 오래 오지 않는다.’
선인들이 남긴 속담처럼 가을비는 장마 비처럼 지루하게 오지 않고 바로 그친다. 가을에 오는 강수량은 일반적으로 적은 편이다.
기업들은 기상사업자간의 정보공유를 위한 협력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기업들도 이기심과 과대한 욕망으로 타사제품을 폄하하고 민원과 진정 등으로 기상청 관계자들을 괴롭게 하고, 공조해야 할 기업인들끼리 거리감만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해야 한다. 오죽하면 기상청 관계자들 중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기업들을 방문하지 않고 오히려 서자 취급하듯 외면해야만 했을까.
기상청은 지금 천기예측 뿐 아니라 내부의 인간적 소통, 기업과 학자와 정책의 소통바람이 지나가는 길목 조성이 필요하다. 그 길목에 작은 목로주점이라도 차려 놓고 막걸리 한잔에 상호 존경과 정보의 내통이 우선적으로 절실한 기상산업이다.
라운딩 하는 날, 여행목적지에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하고 채비를 갖춰 떠날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인지. 국민모두가 하늘처럼 높은 사랑과 신뢰를 보이는 예보산업으로 발전하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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