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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나비부인 가슴처럼 타들어 가는 태백시민

나비부인 가슴처럼 타들어 가는 태백시민
 
-최악의 , 고통 받는 태백 현장-
 
 

참으로 갈증을 식히기에는 여리 디 여린 빗줄기가 뿌려지는 봄 밤.

서울시의회 김기성 의장의 초청으로 오페라 나비부인을 관람했다.

작곡가 푸치니가 전 생애에 있어서  가장 사랑한 오페라인 나비부인은

15살 어린 나이에 가정의 몰락으로 게이샤가 된 주인공 나비부인이

미 해군 장교와 순간의 사랑이지만  동양적 정신 속에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해군장교는 불장난으로 일본을 떠나면서 이뤄지는 그저 고전적 사랑의 연가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집중적으로 사실적 오페라를 펼쳐 가는데 일본을 소재로 한 것이 나비부인이다.

공연을 관람하던 날에는 해군장교 역인 핑커톤에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의 울림과

마지막까지 기다림에서 부친이 남긴 단검으로 혼혈아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숨을 끊는

나비부인  토리노 출생의 라팔라 안젤레티의 소프라노는 애잔한 감동과 국경 없는 사랑과

동양여성의 순수한 기다림의 아림이 또 다른 박수를 보내게 한다.

 

오페라 무대에 영상기법을 도입해 시각적인 효과를 높인 것도 이번 공연의 새로운 시도이다.


3월 초에는 태백시와 정선군을 다녀왔다.

가물어가는 현장을 둘러보면서 타들어가는 대지의  갈증이

마치 나비부인의 기다림만큼이나 절실하고 가슴 애틋한 숨 막힘이었다.

폐허로 남아 있던 폐 탄광촌 언덕에 새 인파를 끌어 모은 카지노 강원랜드에도

시간대로 급수차가 대기하면서 배수지에 물을 붓고 있다.

배수지 양이 7천 톤 규모인데 고작 3일을 못 버틴다고 한다.

강원랜드는 정선군 정수장에서 약간 웃돈을 얹혀 물을 사온다고 한다.


태백시로 넘어가자 여기저기 단수 안내와 지역별로 부분급수를 알리는

안내 플래카드가 가득하고 도로에는 전국의 급수차들이 숨 가쁘게 오고간다.

그나마 낙동강의 발원지며 남한강의 발원지이기도 한 황지연못에서 급수차들이 물을 담는다.

황금잉어들이 무심코 노니는 연못의 물을 생활용수로 담는 참으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이다. 남한강의 발원지 검용소는 말라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광동댐은 바닥을 드러낸 체 취수장에는

긴급하게 심정 3개가 지하수물이라도 걷어 올리려는 발버둥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마치 나비부인이 성조기를 나부끼는 군함을 타고 항구를 떠나버린 돌아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그 절박한 심정 그대로이다.

기다리는 비는 오지 않고 하천은 말라가고.

태백 800m 고지대의 소규모 취수장에 급수차가 연신 물을 담아보지만 마치 나비부인의 텅빈 그 무대 그대로이다.

물을 담아 보아야 50%가 파이프 사이로 빠져나가버려 정작 시민들의 갈증은 그대로이다.


끝내 죽음으로 자신의 참사랑을 보여주는 나비부인의 일편단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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