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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 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것 같다.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것을 비유하여 쓰이는 말이다.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이고 농락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우화로 송(宋)나라의 저공(狙公)이 자신이 기르는 원숭이에게 상수리를 주되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을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성을 내므로, 말을 바꾸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준다고 하자 좋아했다는 데에서 유래하고 있다. 하수도원년을 선포하고 기개 좋게 출발한 하수관거 시범사업이 5년도 넘기기 전에 집행율은 저조하고 뛰어들었던 많은 기업들은 적자라는 볼멘소리가 파다하다. 최근에는 참여했던 삼성건설이나 GS건설은 아예 사업을 포기한다고 선언했고 포스코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이 크다. 여기에 부품업체들은 제대로 된 품질을 기본계획에 설정해 놓고 실제로는 싸구려 물품으로 교체하니 중소환경제조업체들도 실익을 얻지 못하고 말았다. 엔지니어링과 건설사 부품업체 모두가 이익은 보지 못하고 끌려가다시피 하는 형국이다. 감사에서는 하수도시설투자의 효율을 극대화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사전기술검토를 강화하라 하고, 또 한편에서는 하수관거사업예산 집행이 저조하므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하라는 엄명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업체들의 특혜의혹이 있으므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방 훅을 던졌고 하수관거 수밀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았다며 품질에 대한 부실시공문제도 지적했다. 제품에 대해서도 하수관거에 사용된 관들에게서 모두 납 등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등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런 문제들이 그야말로 쳇바퀴 돌 듯 지속되자 감사원에서는 또다시 원천적으로 설정했던 하수관거 정비공사의 준공지표인 I/I(침입수/유입수)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준공조건으로 선정하여 사업에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자 또다시 환경관리공단과 환경부는 최근 학회에 용역을 준 결과로 준공지표를 QA/QC(Quality Assurance/Control)로 변경하여 추진하고 있다. 준공지표를 어떤 방식으로 변경하든 중요한 현실은 기본설계와 현실적 괴리가 너무 크고 깊다는 점이다. 분명 하수관거 사업은 시범사업이고 이를 토대로 완벽에 가까운 정책수립과 방향설정이 그려져야 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회성 결과론은 조삼모사의 덫에 걸릴 확률이 높다. GIS 표준안은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면자체는 신뢰성이 없다. 모든 하수처리장은 과부화가 걸려있고 설계기준은 엄격한데 실제는 과부화가 걸려 운영이 어렵기만 하다. 하수처리장마다 빈부하상태로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결과적으로 모니터링자체가 허구인데 실제 상황에 접목되는 기본설계도 부정확할 수밖에 없는 문제는 계속되지만 이를 막아보기 위해서 썩은 과일밭을 향기 진한 아카시아나무로 가리는 격이다. 수도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이제 관련 기관, 학계, NGO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반성과 고민을 털어놓고 꽃도 피우기 전에 말라 썩어가는 잎새들의 근본 치료를 위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 현실에서 미래의 역동적인 시장 활성화는 환경산업으로부터 시작되는 것만은 분명하기에 너무도 아쉬운 세월들이다. ⓒ 환경수도신문 & enw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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