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용역 국제경쟁력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설계용역회사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기술사들은 세계적으로 안정된 직장과 신분보장을 받아가며 살고 있어 가히 천국이라 말할 정도이다.
매년 5%(1천3백 명)정도 합격률을 보이면서 현재 국내기술사들은 2만5천899명 정도에 이른다.
4년 후면 3만 명 시대에 진입하는 이들은 이제 기피아(기술사 마피아)라는 어휘에 손색이 없는 정도의 나름 튼실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분야별로 호황과 빈곤이 교차되기는 하지만 일단 기술사 자격증이 부여되면 평생 굶주림에서는 탈피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나이 제한도 없기에 공무원이나 산하기관, 심지어 교수들마저도 기술사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는 인물들도 부지기수이다.
일단 젊은 날 기술사를 취득하고 공직이나 기관 등에서 갑의 지위로 살다가 정년퇴임하면 자격증을 가지고 설계용역회사에 취업하면 된다.
현행제도에서는 그 지위와 자격은 죽음이 부를 때까지 인정되고 그 가치를 존중받기에 가능하다.
기술사자격증 시대는 63년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아래 기술사법을 제정 공포함으로써 64년 농업, 임업 등 64개 분야에서 1회 기술사가 배출됨으로써 올해로 50년의 역사를 지닌다.
환경분야에서는 대기,수질,소음,폐기물처리,자연환경,토양환경등 6개 분야가 토목분야에서는 토질,토목,항만,수자원,상하수도,토목시공,토목품질,측량,철도등 11개 분야에서 기술사들이 배출된다.
시대가 변할수록 세분화 되면서 기술사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종신제 자격을 부여하는 기술사들은 점차 고령화되어가고 국제경쟁력에서는 대형 용역사 조차 기술을 지닌 중소기업보다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매출규모도 2013년 국내 유명 기업 당 4천억 원을 정점으로 급속히 하향추세에 이르고 있다.
나름대로 지식과 두뇌가 함유된 인재들인데 왜 선진반열에 들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만 갈까.
우리는 여기서 독일에게서 배워야 할 사항 중 몇 가지를 열거해보자.
대체적으로 철학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환경에 대한 인식이 극성스러울 정도로 관여도가 높다/수업시간에도 자주 토론을 한다/모든 시험은 사지 선답형이 아니라 서술형이다/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장인이 되면 평생 존경과 부를 누린다(마이스터제도)/독일의 최고 가치는 인간정신이다/원리원칙이 중요시되며 변칙과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술사들은 과연 장인정신이 지닌 참값의 기술인들일까.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인물들이기에 2만 5천명의 기술사들은 분명 장인으로 여겨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직업현장에서 기술연구와 설계보다는 대외적인 영업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일단 용역을 건져 와서는 자신이 충당할 한계점을 넘어서도 사업을 수행하므로 대부분 수년 전 선배들의 설계도면을 그대로 표절하고 모방한다.
그야말로 표절왕국이 이들 기술사들의 내면세계이다.
기술사들도 고령화되어 가면서 현대적 감각이 뒤처지고 컴퓨터조차 다루지 못하는 기술사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입찰시 기술사라는 명목으로 해당분야 종사경력이 6년 이상 되었다는 단순 논리로 특급기술사로 분류되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직장에서 해당분야의 실무일은 대부분 기사나 산업기사들이 도맡아 한다.
기술사들은 그들에게 발주처의 의견과 연구방향만을 지시하고 의견을 전달할 뿐이다.
이마저도 소화하기 어려우면 영세한 중소 용역사에 하청을 준다.
지난해 건설기술자중 기술사는 3,8%,기사가 34%, 산업기사 15%, 기능사 등이 46%를 차지한다.
그러나 건설교통부 역량지수 산정고시에는 기술사의 배점이 40점인 반면 기사는 30점, 산업기사 20점, 기능사는 15점으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더욱이 기술사 중에서도 특급 78점 이상,고급 65점 이상,중급 55점 이상,초급 35점 이상으로 등급을 세분화하여 구분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편차를 극복하기 위해 기사와 기능사 등이 특급기술사를 받으려면 그 편차는 더더욱 벌어진다.
기술사는 특급이 되려면 6년의 세월이 소요되지만 기사는 14년, 산업기사는 34년, 기능사 등은 40년의 세월이 흘러야만 한다.
여기에 석·박사는 가점으로 규정되어 유명무실해져 서울에 근거를 둔 대학에도 석·박사 지망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어두움이기도 하다.
누가 대학에서 고액의 학비를 지불하고 석·박사 수업을 받으려 하냐는 점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들도 환경공학 석·박사 지망생이 없어 폐강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하지만 해당 학과 교수들도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참담하게 한다.
정부는 잘못된 시스템을 속히 개선하여 기능사들도 특급기술자에 도전하는 기회를 부여하고 석·박사들도 기술사만한 가점이 부여되어 건설기술의 총체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
나이 20에 기능사가 되었다 해도 특급기술자가 되려면 60의 나이이다.
아무리 세상이 젊어졌다 해도 나이는 속일 수 없다.
기술사의 노력과 권위를 뭉개자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마땅히 대접을 받아야지만 후속적으로 관련 기술자들도 그에 못지않은 보람과 성취를 얻게 되고 결국은 세계적인 장인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기술자격점수와 학력점수를 조정만 해도 누구나 공감하고 실현가능성을 보여주고 기피아 천국이란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 세월호로 인해 여기저기서 새로운 마피아 집단의 정체가 폭로되고 있다.
자신들만의 영역을 두껍게 쌓아놓는 것은 결국 경쟁력을 상실하고 국제 경쟁력에서도 뒤쳐질 뿐이며 결국은 국민과 이 사회에서도 신뢰를 잃게 된다.
평생의 안주처로 기술사를 택한다면 정치나 종교개혁을 논할 가치가 없다.
기술자들의 천국 기피아라는 쓴 소리가 횡횡되지 않게끔 국가는 규제완화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단 3만 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환경과 건설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모든 젊음에게 희망과 꿈을 담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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