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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7호

KEI 20년사 9

불광동으로의 청사 이전
 
이상은 - 1998년 내가 KEI 원장으로 취임하고 나니 환경부 장관께서 당시 사당동 KEI 청사 위치는 복잡하니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몇 군데를 추천해주셨습니다. 그 중 하나가 판교에 위치한 모 시설연구소 건물이였습니다. 넓은 대지와 맑은 공기 등 매우 욕심이 났지만 사당동 건물 보증금 30억 원으로는 그 건물 전체를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건물사용권만 획득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건물의 설계가 잘못되어 효용성이 떨어지고 교통사정도 좋지 않아 없었던 일로 하였습니다. 그 후 사당동 연구원 청사의 건물주인 대한송유관공사에서 건물을 매각하겠다고 해서 전세로 있었던 사당동 청사 건물을 매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당시 부동산 경기가 형편없어서 시가 70억 원 이상이었던 건물 매각이 여의치 않아 몇 차례 유찰되어 40억 원 정도면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즉 임대보증금 30억 원에 추가로 10억 원만 지원을 받으면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아 총리실 담당국장과 예산실 담당국장을 만나 사정을 했지요. 당시 정부 방침은 청사 건립비용 반영불가였으나 우리 사정을 이해하고 특별히 10억 원을 반영해 주기로 하였으나 최종 예산심의과정에서 4억 원만 확보되었습니다. 그래도 잘하면 35억 원에도 매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으나 엔지니어링진흥협회에서 그 건물을 훨씬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김포로 이전하게 된 국립환경연구원 불광동 청사가 비게 되었지요. 당시 친분이 두터웠던 국립환경연구원장께서 KEI가 불광동 청사로 이전해 오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그때부터 환경부에 KEI가 불광동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환경부에서도 적극 지원을 해 주어서 불광동 구 국립환경연구원 청사에 KEI가 이전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복병은 내부에서 나타났습니다. 노조에서는 우리가 관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정부에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하면 비워줘야 하는 것이 불안하다면서 불광동 이전에 대해 반대 했었습니다. 이에 총리실과 청와대 등에 협조를 요청했고 결국 대통령직속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불광동 청사 2층으로 이전시켜 KEI 직원들이 안심하고 불광동 청사를 사용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 주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배관이 낡아 보수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적절한 수준으로 보수를 하느라 고심했던 기억도 납니다. 최지용 박사를 보니까 기억이 나는데 당시 남향 연구실을 사용하는 박사들이 햇빛이 많이 들어와 모니터를 보기가 어렵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 블라인드를 커튼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햇빛을 못 보고 근무하는 북향방의 연구원들을 생각하며 참으라고 했으나 나중에 박사들이 신문지를 바르는 등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가리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결국 커튼으로 교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