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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4호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5

순진한 백장미, 붉은 장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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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에 중국 쇼핑몰의 1위는 이베이(EABY)였다. 시장의 70%의 점유율을 가진 매우 유력한 쇼핑몰이었다. 그런데 뒤늦게 진출한 타오바오라는 쇼핑몰이 거대 전함 이베이를 침몰시켰다. 어떻게 후발주자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
 타오바오는 B2B 상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던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로 무한에 가까운 현금 투자를 지속했다. 마케팅비만 수백억 원을 집행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거래수수료를 0원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베이는 거래수수료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 거래수수료를 공짜로 만들어버렸으니 같이 죽자는 얘기로 보였다. 언론을 통해 타오바오는 확신에 찬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3년간 우리는 돈을 한 푼도 벌지 않겠다. 나중에라도 거래수수료를 부과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타오바오는 약속을 지켰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타오바오가 시장 선도자의 지위에 올랐다. 이베이는 절반 이상 가라앉고 말았다.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 반면, 자신들이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게 된 시점부터 타오바오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작하게 된다. 바로 검색사이트 방식의 ‘노출마케팅’이었다. 상품의 키워드를 치면 수많은 페이지가 뜨는데, 그중에 앞쪽 페이지에 링크가 되려면 판매자가 돈을 내야 하는 모델이었다. 소비자의 주머니를 보호하는 대신 상품을 올리는 기업의 호주머니를 털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타오바오는 매일 1억 명에 달하는 고객이 이용하는 사이버백화점이다. 작년 한 해에만 20조원이 거래되었다.
 매년 500억원씩 1년을 쏟아 부어도 결국은 자신들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거다. 반면 미국에서의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했던 이베이는 끝까지 거래수수료 무료화를 실행하지 못하고 서서히 가라앉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