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환경 & 교육/기타

<136호>[문화]세계적 인천 여성비엔날레 중단되나

[136호] 2011년 10월 21일 금요일 발행

 

세계적 인천 여성비엔날레 중단되나

 

비틀즈 존 레논 부인도 출품

국가가 지원해도 인천시는 외면

 

이재림의 <무한 매장 프로젝트>는 인간의 시체에 버섯을 이용하여 자연으로 돌려주자는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세계 180여개의 국제미술 비엔날레 중에서도 최초의 여성비엔날레, 그 명성과 함께 주제가 뚜렷하여 인천의 상징처럼 어떤 국제전에도 뒤처지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천 여성비엔날레가 10억 원의 예산과 시의 비협조로 내년도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광수 위원장은 현대미술의 한계와 인간과 미술의 관계를 여러 주제를 통해 심층적으로 탐구하여 폐쇄성에 함몰될 내용을 유연히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드높이고 있다고 극찬한 비엔날레.

 

「여성, 좌절과 기쁨」이란 주제로 개최된 첫 행사부터 「미지의 대지」라는 주제로 치러지고 있는 올 전시까지 여성비엔날레는 해마다 세계를 포용하고 성별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유, 평등, 전쟁, 평화, 생태, 환경 등을 모티브로 인간의 공통적 숙제를 함께 풀어가는 방향을 모색해오면서 세계 유명 화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최광식 문화관광부장관은 여성비엔날레는 국격을 높이는 큰 자산이다, 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의 부인이며 평화운동가이고 행위미술가인 요코 오노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 생인 시갈릿 란다우는 힘의 논리를 땅따먹기 놀이를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라리사 산소어는 우주복을 입고 팔레스타인이 달에 국기를 꽂는 작품으로 분단과 전쟁 속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존재를 알리고자 했다.

 

2013년이면 10회 째를 맞는 여성비엔날레가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정착되고 있지만 정작 인천시와 관계자들에게는 외면당하는 현상.

 

다른 국내외 비엔날레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로 운영되고 있다면 인천여성비엔날레는 조직위원장인 권경애 교수와 그를 지지하는 열성적 미술인들에 의해 순수하게 기획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이 행사를 지도하고 자문하면서 봉사를 하는 인물들도 인천인 보다는 외지인들이 더욱 열의를 갖고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아직 내년도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내년 행사 개최가 불투명해진 인천여성비엔날레에 대하여 외면하고 있는 인천시와 시의회는 이미 국제적 관심권에 들어선 전시회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튼실하게 자리 잡힌 국제적 행사를 안상수 한나라당 전 시장시절에 시작했다는 모호한 이유로 민주당 송영길 현 시장의 치적에는 별 상관이 없을 거라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치적노선이 다르다 해도 버릴 것은 버리고 지킬 것은 지키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는 시정을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시민들의 신뢰와 격려를 확보할 수 있다.

 

인천여성비엔날레는 정치적 노선과 관계 없이 국경을 초월하고 평화와 환경을 모티브로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모색하는 현대미술의 비젼을 제시하고 있는 세계적인 전시회이다.

 

조직위원장인 권경애 교수의 “엄마의 마음으로서 자식들의 고향이 인천 땅임으로 인천에서 그럴듯한 국제적 권위의 문화행사가 개최되길 희망하기에 절절히 뛰어왔다”는 자조적 발언은 가슴을 시리게 하는 여운을 남겼다. 너무 폐쇄적인 인천시의 정서가 순수한 문화행사까지 퇴색시키고 있다는 시각이다.

 

권 교수를 비롯한 사무국장 등 조직위 참여활동가들 대부분 외지인이고 정당과는 관련 없는 순수 미술인들로 세계적인 전시회로 정착시키는데 오로지 맡은 역할을 해와 인천시의 조속한 입장정리가 시급하다.

 

강원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