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호] 2011년 7월 8일 금요일
나를 설득시킨 기술이 성공한다
세계 최초 다축교반기 개발한 창신 김대열 부사장
40년 노하우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 문제점 해결
보수적이지만 장인정신으로 혼불 밝히는 창신기계
세계최초로 다축교반기를 개발한 청신기계제작소의 김대열 부사장 |
지난 6월에 열린 ‘엔벡스 2011’에 스컴블레이드를 장착한 혐기성 다축 소화조교반기가 등장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창신기계제작소(대표 김유학)의 김대열 부사장이 개발하여 선보인 이 다축교반기는 그동안 수표면 위에 부유하는 스컴(이물질)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 번번히 성공하지 못하고 난제로 남아 있던 것을 매우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세계 최초로 해결했다.
다축(다출력) 구동부를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동력원으로 스컴블레이드.
다축(다출력) 구동부를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동력원으로 스컴블레이드.
커브드 2단 임펠러, C.B.T 임펠러를 서로 다른 RPM으로 회전시켜 프로펠러의 속도를 각기 다르게 한 것이 이 장치의 핵심.
매우 심플한 구조이지만 수표면에 위치한 스컴블레이드의 회전 속도를 가장 느리게 하고 바닥에 위치한 C.B.T 임펠러를 고속으로 회전시킴으로써 하부 슬러지는 계속 위로 올려주고 표면 부유물은 지속적으로 아래로 내려가도록 해, 부유물과 침전물이 가운데에서 임펠러에 의해 지속적으로 순환하여 정체한 상태로 굳지 않게 하는 원리.
굳지 않기 때문에 고체와 액체 분리가 필요 없게 되어 수처리기기에 반류수 부하가 없어짐으로써 효율적인 탈수가 가능하다. 물론 에너지 저감도 기존시스템과는 완벽하게 차별된다.
스컴은 굳으면 폭발위험성까지 생기는 이물질이지만 스컴블레이드를 임펠러 옆에 붙여서 돌리는 예전 방식은 오히려 모터의 과부하를 불러와 전력손실 등 위험에 노출되어 왔다. 그러나 다축교반기는 적은 동력으로도 큰 회전을 얻을 수 있어 안정성과 경제성에서 모두 이상적이다.
이 장치를 고안한 김대열 부사장은 이러한 단순한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생각해낼 수 있는 다축방식이 지금까지 나오지 못한 것은 국내에 교반기 전문가가 거의 없고 개발투자의 노력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축교반기 |
창신은 ‘83년에 창업한 이래 교반기와 감속기 분야만을 고집스럽게 개발하는 보수적인 기업. 이 같은 장인정신을 인정받아 ’80년대부터 삼성종합화학(SECC)과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모든 프로젝트에 창신의 제품이 들어갔다.
국내 기술개발이 극도로 침체된 교반기와 감속기 시장에서 30년간 기술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아 일본산 등 외국제품에 비해 품질면에서 동등하거나 우위적이라는 것이 삼성과 지속적인 동반관계를 형성하게 된 동기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기술개발력과 영업력의 비대칭이 창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창신의 최고 브레인 위치에 있는 김 부사장은 기술력과 전문성에서만큼은 자신을 따라올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없다며 미래를 염려한다.
옛날 그 시절의 개척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는 비록 신세대 젊은이들과의 세대차로 인해 답답해 하지만, 업무보고를 받을 때면 부하직원들에게 늘 단호하게 하는 한마디가 있다.
"나를 설득시켜라. 그러면 그 기술은 어느 곳에 내놓아도 인정받는다.”
40년 노하우를 간직하고 아직 아무도 생각지 못한 기술을 쉼 없이 내놓고 있는 장인의 자신감이다. 자신을 감동시키지 못한 그럴싸하게 빚어진 도자기를 거침없이 깨부수는 장인의 망치질처럼 김 부사장은 자신을 명쾌하게 설득시키지 못한 부하직원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과감히 내친다.
수많은 깨진 도자기 속에서 살아남아 세상에 내놓은 다축교반기는 모든 명품들의 공통점인 단순함을 장점으로 한다. 그 단순한 구조로 기존 소화조에도 간단히 개조하여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며 잔고장이 없고 점검이 거의 불필요한 반영구적 제품이다.
창신의 신기술은 현재 여수 음식물 폐수설비 처리장과 별내 신도시에서도 가동 중이다.
문제는 이같이 기술을 개발한 우수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중고 외국산 제품이 더 활개를 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수처리 분야를 좀먹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고를 신품으로 위장하여 상표만 바꿔 지자체에 납품되고 있으나 실태조사조차 없고 정밀진단에서도 비켜가 국내 몇 안되는 감속·교반기 제조업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정부의 정밀실태조사가 시급하다.
심화섭 기자(shs@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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