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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위기시대에 요구되는 전략경영

2011년 한국 전략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 특별 세미나

위기시대에 요구되는 전략경영

급변하는 세계 현실에서 살아남는 방법

 지난 4월 9일 한국 전략경영학회가 주관한 특별 세미나에서 위기시대의 전략경영이란 주제로 국내 유명인사 4인의 좌담이 개최되었다.
강석진(전 GE코리아사장), 손욱(전 농심회장), 김연희(BCG대표 ), 김언수(고려대경영대교수) 가 참여하고, 항공대 이윤철교수가 좌장을 보았으며, 서울시립대 최영준교수의 사회로 진행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일본 지진과 핵공포 등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국내외적으로 격변기의 기업경영을 발전시키기 위한 대안이 제시되었다. 즉 위기 대처에 대한 경영전략 방향의 화두가 제시되어 근본적 시각을 새롭게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한 특별 좌담이었다.
본지는 이번 좌담내용을 중소기업들의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보고 요약하여 정리한다.

 

정리/ 김동환, 윤덕남 기자

 

강석진

전 GE코리아회장,

한국전문경영인학회 이사장

CEO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결단력이 있어야

 

본인은 다국적기업인 GE에서 전략실과 대표 등으로 30여년간 종사했다. 경영전략학회에 초대받으니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하다.
전략이란 용어는 7~80년대 미국이 군사전략이란 용어로 활용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기업이 이를 도입하여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 GE이다. 당시는 다양한 정보수집을 통해 사업별 회사 전체별로 매뉴얼을 만들어 경영전략을 세우는 것이 기업이 하는 일이었다. 브레인들끼리의 소통과 네트워크가 잘되던 시기이다.


그러나 경영면에서는 잘했지만 이것도 오래되다보니 관료화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에서  내, 외부의 인적자원발굴 등을 통해 신규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하는데 실행기간이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급변하는 시기에 시간적 낭비가 심했다. 이후  현장 밀착경영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8.90년대에 와서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기존사업을 혁신하고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어 신사업을 만드는 등 경영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르게 전환되기 시작했다. 기획에서 추진까지 재무에서 인사, 영업까지 그 변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위기관리도 중요한 인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한 예를 들어보자. 97년은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급락하는 위기시대를 맞이했다. 지속적으로 회계와 마케팅분야 전문가들의 조언과 수집된 자료를 통해 한국이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감지했다.
GE는 98년부터 기업이 지닌 외화를 헤칭하여 당시 달러환율이 950대 1이지만 1000대 1로 거둬들였다. 10%이상의 환율로 헤칭 한다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한 달 후 환율은 1500대 1로 날뛰기 시작했다. 원자재는 1000대 1이지만 판매는 1500대 1이었다. 기록적인 이윤을 남기기 시작했다.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임자에게서 책임과 권한을 확실히 심어줌으로써 빠른 결정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사고를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일본에서 쓰나미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왔다. 어느 기업은 첨단부품으로 인해 위기를 맞겠지만 경쟁사는 기회를 맞게 된다.


과거에는 전략기획실 근무라면 기업의 핵이라고 불려졌다. 그러나 전략실에만 근무한다면 그는 매우 비좁은 인간이 될 뿐이다. GE는 인재를 키울 때 전략실에서 2~3년 근무하면 반드시 현장을 골고루 거치게 하면서 인재를 키우고 있다.


전략경영도 변신해야 한다. 변화를 맞는 순간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완벽한 전략은 없다. 최선의 전략을 빠르게 실행해야만 한다. 경영도 사람위주의 경영으로 변해야 하고 목표를 향한 전략도 자기중심적 자기충족형으로 가면 안 된다.

 

 

손욱

전 농심회장

조상의 12지로 풀어본 위기관리

 

위기(危機)는 위험(Risk)과 기회(Opportunity)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략경영은 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위험을 관리하고 좋은 기회를 포착하여 성과를 창출해가는 것이다.


나는 위기관리를 조상의 지혜에서 찾고 있다. 즉 12지 경영이다.
열두 동물 중 하필 쥐(자)가 가장 앞에 나와 있는 것은 쥐라는 동물이 상황을 판단하여 위기를 인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축)는 4개의 위로 되새김하면서 참 원인이 무엇인지 근본 요인을 찾는 동물이다. 호랑이(인)는 결단력의 상징이며, 토끼(묘)는 잠재문제를 찾아내어 미리 대책을 마련하여 실패를 예방하는 동물이다.


용(진)은 비전, 꿈을 꾸게 하고 핵심역량을 가다듬게 하며, 뱀(사)은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변화리더십을 갖게 한다. 말(오)은 인재의 강점경영을 강조하고 양(미)은 소통과 통합을 가르친다. 원숭이(신)는 모방을 통한 창조와 학습을 뜻하고 닭(유)은 법과 질서, 개(술)는 신뢰와 신용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한다. 그리고 돼지(해)는 나눔과 상생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나가게 한다.


기업경영에도 우주의 블랙홀 같은 Security Hole을 주의해야 한다. 위험요소를 잘못 다루면 망하게 된다는 뜻이다. 요즘 같은 격변의 시대, 복잡계 환경에서는 특히 위험관리 위기 대응전략이 중요하다.
1970년대 말, 일본의 히다찌는 미국 GE로부터 불측사태대응전략이라는 위기관리전략을 배웠다. 엔화환율과 원유값 변동 등 몇 가지 변화요인을 상정하여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한국에도 전파되어 기업 경영전략에 활용하게 되었다.


삼성은 1993년에 세기말의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신경영을 추진하여 1997년 IMF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전략계획의 성패는 결국 조직문화에 달려있다. 조직문화는 CEO의 리더십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한국의 역사 속에도 훌륭한 한국형 리더십을 찾을 수 있다. 이순신장군이 그렇고 세종대왕이 그렇다. 이들은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이해하고 한마음 한뜻을 이루는 마음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한 한국형리더들이다. 모든 조직원들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도록 하는 것, 모두가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면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한 한국형리더십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적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서구식은 뜻을 세우고 명령으로 실행시킨다면 한국형은 뜻이 통하고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3통’으로 일을 성취시키는 것이다.

 

 

김연희

BCG 대표

80%의 전략과 100%의 실행이 필요

 

전략경영분야가 학문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학문 중에서 새롭게 분리되어 나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기업에서 전략기획실은 과연 조직의 최고 스타인가. 그러나 실무와 실행을 모른다는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 곧 그림은 잘 그리지만 현장을 잘 모른다는 지적이다. 현장감 즉 생산과 영업을 알아야만 진정한 CEO가 될 수 있다. 대표 등 부사장이든 전략은 다 필요하다.


전략을 세우면 과거에는 5년 동안 라이프 사이클이 형성되었다. 요즘은 3년도 가지 못한다. 사이클이 짧아졌다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과연 전략적 차이인가 반문해보자. 100%의 전략은 없다. 그러므로 80%의 전략과 100%의 실행이 필요하다. 우리의 많은 기업은 전략은 있지만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 와서는 전략보다는 조직의 훌륭한 정신과 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전략보다는 통합, 융합, 소통을 아우르는 문화의 차이가 더 크다고 본다.
미래는 사실상 예측하기 어렵다. 위기를 해결해도 파생의 여진은 계속된다. 지금 일본의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보자. 자동차와 전자분야에서 글로벌 간의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했다. 단기적으로는 전력난 위기가 여름을 정점으로 최고치에 도달할 전망이다.


또 일본에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중동이나 중국 등에서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싱가폴에서는 인부들이 일본 제품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하역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본 제품의 브랜드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
최근 일본의 이온그룹에서 이 같은 문제로 인한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연구해 달라고 문의해 왔다. 최악의 상태도 도래할 수 있다. 리더자는 상황에 맞게 인식을 전환해 주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중앙 집중방식이 좋은가, 현장의사결정이 좋은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한다.


CEO의 강력한 주도력에 의해서는 공존하기 어렵다. 조직문화에서 쉽게 바꿔지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평소의 훈련이다. 현장중심이냐 중앙 집중식이냐를 모르도록 강력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략이 그렇게 효과를 본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영학은 미국식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몇 백 년 전통의 서구식 모델과도 다르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시장개척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대체적 서구이론은 최소의 인력만 현지에 파견하고 현지인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인 삼성, 엘지, 이랜드 등이 중국현지 진출시 한국인들을 집중 배치하고 결정권도 한국인이 결정하게 한다. 이런 점이 외국의 경향과 다르며 한국적 경영전략이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김언수

고려대 경영대 교수

위기대처능력 철저한 훈련이 필요

홍보분야에서는 위기관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로 미디어와의 관계를 다루는데 국한되어 있었다.


위기문제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 보통은 전조현상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시카고의 선물거래소는 다른 빌딩 지하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의 실수로 인해 미시간호수 물에 침수를 당하는 재난을 겪었다.
또한 위기의 특성상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위기대처를 위한 전담조직을 상시적으로 둘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기업경영자의 딜레마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사건이 터지면 비상 팀을 어떻게 가동하는가는 철저한 훈련과 연습에서 비롯된다. 반복된 교육과 훈련은 투자를 헛되지 않게 한다. 전략과 위기관리는 예측불허의 조건에 맞는 신속한 대응전략이다.

 

D.H.Kim

윤덕남 기자(ydn@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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