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탑 사업단 출범에 거는 염려
6년 6개월간 724억원의 예산을 투자하여 설립하는 그린패트로사업단장 공모에 8대 1의 경쟁을 보였다.
어느 기존 사업단장 공모보다 외형적으로는 경쟁이 치열하다.
명칭이 그린패트로 사업단이라 했지만 핵심은 분석장비의 개발이다.
환경산업분야에서 분석장비는 어쩌면 가장 기초적인 분야이며 바로미터적인 중심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까지도 분석장비 시장은 외국산에 90%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어렵게 일부 중소기업들이 국산화 한 장비가 있지만 아직도 국산장비는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다.
분석장비는 수질,대기등 모든 분야에서 오염지표를 과학적으로 산정하는 기본적 환경과학기술이다.
수학에서 계산기와 같은 기능을 가지며 컴퓨터에서 한국어에서의 한글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함에도 분석장비는 국내에서 서자취급이라기 보다 거지취급을 받을 정도로 냉대를 받아왔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정부연구기관등에 국산장비를 찾기란 눈 씻고도 찾기가 어렵다.
30여년간 환경산업의 발달과정을 보아도 이들 국산화개발을 서둘렀던 중소기업들은 영원히 사라지고 만 슬픈 추억들로 가득하다.
90년대 국내 최초로 값비싼 외국산 장비를 대처하는 유량계와 COD분석장비를 개발했던 정엔지니어링이 몰락하고 그 대표는 경제범으로 몰려 영안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 모든 연구소들의 분석장비를 공급하던 미국의 하크사의 제품들을 독점 수입판매하면서 경제적 부를 구축했던 유일정공이 COD,BOD등 고가의 분석장비를 국산화하여 애국도 하고 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려한다고 나섰다가 기존 수입사들은 현재까지도 사업을 이어오지만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이어서 환경산업기술원이 벤처환경산업으로 육성한다며 불광동 기술원 단지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육성한 기업이 탁도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이 기업도 탁도계를 청산하고 지금은 자체 개발한 자동차 대기분진 측정장비만 보급하고 있다.
수질오염을 측정하는 물질을 토종 반딧불이 원생동물을 활용하여 성공한 환경바이어도 아직 정착 하지 못하고 어려운 기업경영을 해오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분석장비 개발회사들은 한결같이 피 토하는 호소와 분노를 머금은 쓴 소리를 던진다.
국산화 개발을 선도하는 1,5세대 다울이엔지 신태용사장은 계측기기 사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과거에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국산화하다가 도산하였다. 계측기기 사업은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가 사용하므로 이에 대한 수요조사가 명확히 해야 되고 그에 따른 대응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즉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들 국산장비를 국가나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파격적인 조건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기술원측도 한해 2천억원정도의 예산을 편성 기술개발을 지원하지만 이에 상응하여 판매지원에는 너무 인색하다는 현실적 괴리를 털어넣기도 한다.
그동안 이들 국산화장비를 서둘렀던 대다수 기업들이 도산하는 등 침몰 배경에는 중요한 정부의 실책이 숨겨져 있다.
탁도계를 개발한 이프러스가 정부의 정책 발표 싯점에 맞춰 개발을 서둘렀으나 현실적으로 6개월정도 늦게 개발에 성공 판매에 돌입하려 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국 정수장에 의무적으로 탁도계를 설치해야 한다고 서둘러 발표하였고 결국 이프러스는 단 한 대도 팔지 못하고 하크사등 외국산 탁도계가 전국 정수장을 도배했다.
COD장비등 국산개발에 성공했지만 이 장비를 국내 어떤 연구기관도 손쉽게 구매를 해 주지 않았다.
국산장비는 믿을 수 없으며 국산장비에 대해서는 오히려 카탈스러운 감사로 인해 수입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실무 책임자로서는 안전하다는 논리였다.
즉 수입제품에 대해서는 하자가 발생해도 감사 지적이 없고 2-3개월 방치해도 무사하지만 국산장비는 단 1주일만 장비를 방치해도 감사에 지적 받아 징계를 먹는다는 하소연이다.
여러면에서 국내 어떤 기관도 국산장비 우선구매를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술개발지원도 중요하지만 홍보 및 금융부담. 공동의 활로개척등에 사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기술은 좋으나 재무상태등 기타 제약조건으로 사업에 참여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동안 기술원에서 시행하는 사업단의 핵심 구성요소들도 개발에 치중하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위주로 편성해 놓고 있다.
따라서 이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시녀 역할만 하고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몰두 하기보다는 2중 3중의 차단장치로 성공적인 연구개발을 하기 어려운 점도 그간의 사업단이 거쳐간 흥망성쇄의 궤적이다.
기술로 승부할 수 없고 다양한 심의과정에서 기업이 상품화하여 매출을 올리자는 것은 그저 꿈이 된다는 여론도 심가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다.
평가 과정 중에서도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지,수요조사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하여 채택되는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과제가 끝난 수처리사업단도 처음에는 대기업 위주로 편성했다가 SK등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뒤늦게 에치투엘이란 중소기업이 뛰어들어 막공정에 성공했지만 결국 정부나 지자체 어느 누구도 이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 7백억원 이상을 투자한 수처리 사업단도 반쪽의 성공으로 사업단의 큰 형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말았다.
그나마 사업단중에는 대기업이 판로를 보장해주고 중소기업이 개발하면서 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순환을 하는 사업단으로 성공한 자동차사업단이 유일하다.
물론 이 사업단도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만 완전한 성공, 수출을 위한 불씨를 건질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사업단들이 기술개발에만 역점을 두고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기술개발에서 판매까지 어떤 경로로 유지되냐가 관건이다.
새로이 출범하는 그린패트로사업단도 일부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들에 대한 중장기적 판매 전략이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그 이치가 맞다.
이들 기업이 사업에 성공한다면 또 누군가 기술개발을 서두르게 되기에 말이다.
그린패트로 사업단은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반드시 사업으로도 성공한다는 계기를 마련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출범하기를 기대한다.
*시인,수필가,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작가회회원,한국펜크럽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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