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백년사를 편찬할 당시이다.
자료 수집을 위해 동경대학 자료실과 일본 국회도서실을 넘나들며 일제시대 자료를 수집했다.
충격은 1945년 이전의 상수도자료는 충실히 보존되어 있었지만 정작 해방이후의 자료는 파기되거나 그 흔적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근근이 인천, 서울, 부산 등 상수도본부 구석진 곳에 폐품처럼 남겨진 몇몇 자료를 어렵게 건져 냈을 뿐이다.
물론 1백년사 출간을 위해 환경부가 출판 비를 지원해 달라는 필자의 건의를 당시 곽결호 장관이 받아들여줬기에 이 땅에 백년의 역사를 한자리에 모으게 됐다.
곽장관은 공직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상하수도로 시작하여 환경부에서 장관까지 한 인물이라 그 누구보다 수도역사자료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기꺼이 백년의 자료가 한곳에 모아지게 되었다. 이후 환경관련기관마다 20년,30년,40년,50년사 등 역사적 자료를 집대성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번에 그 역사적 가치를 다시금 세울 수 있는 계기를 수자원공사가 마련했다.
건강한 물의 가치와 평가를 하기 위한‘국민에게 유익한 건강한 물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걸고 1년의 임상실험 등을 통한 보건학적 연구였다.
비록 보건의학적 연구비로써 1억 원은 터무니없이 작은 돈이지만 4대강으로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 수자원공사로서는 사회적 공헌사업에 기꺼이 동참하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메시지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작은 돈으로 시작된 보건학적 연구지만 그래도 최계운 사장이 여느 교수출신과는 다르게 일단 저질러 보는 전투력과 순발력에 의해 이뤄진 사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위축된 수공의 현실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결과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자금이 많이 소요된다, 연구의 실효성이 없다, 우리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수돗물의 신뢰가 바닥인데 이런 연구를 한다고 효과가 있겠는가. 등등 부정적, 절망적 시각의 그물망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했으리라 추측된다.
그러나 최사장은 단호히 실행에 옮겼고 연구기간 내내 지대한 관심을 표출했다.
그 결과 물은 1분 안에 뇌에 도달하고, 활성산소를 없애주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는 상식화된 의학적 내용과 탄산음료는 대표적인 저영양 고열량 식품으로 몸에 좋은 건강한 물은 냄새가 없고 용존 산소량이 충분하여 청량감을 느끼는 물이라는 국제적 정의를 다시금 국내에서 상기시켜 주었다.
먹는 물중의 미네랄의 중요성에서는 70여종의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물이 유일하며(충남대 이계호교수),물에 포함된 미네랄은 몸속에서 안정적으로 존재하며(가천대 이덕수교수),물속 미네랄은 이온상태로 음식보다 흡수가 빠르다(중국 베이징 바이오기술연구소 리푸씽소장)등 학자들의 의견을 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지하수중의 미네랄 분포특성에서는 석회암지대는 탄산칼슘이, 화강암지대는 셀륨이 게르마늄지대는 게르마늄이, 철광석지대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지질학적 측면도 거론하기 시작했다.
수돗물과 정수기물에서 미네랄 함량은 수돗물이 정수기 물보다 월등히 많다는 연구 자료도 도출시켰다.
약식이지만 수공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는 체지방이 중도비만에서 경도비만으로 바뀌었고, 고혈압이 정상혈압으로 주름, 모공, 색소침착 등 피부개선효과도 있었다는 자료도 공개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남지선조교수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과 성인남녀 36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당, 골 대사 및 산화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이 수돗물, 정수기, 먹는 샘물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수돗물이 LDL콜레스테롤이 감소한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증가하였고, 지질대사 측면에서는 다른 물보다(정수기,샘물) 수돗물 음용이 보다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는 비교학적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비록 임상을 통한 추적기간이 1개월 남짓에 머물렀고 임상시험자의 수도 턱없이 적어 연구의 한계점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행했어야 했다.
일본은 과거 20여 년 전부터 일본전역에 대한 건강한물의 지표설정과 좋은 물의 지도 작성, 위험지표와 같은 연구를 실시해오고 이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인간생명의 근본이기도 한 물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실행해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물 만큼은 국민 대다수가 기본적인 정의와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일회성 연구로 결국 어느 한 개인의 열정으로 막을 내린 해프닝이란 씁쓸함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기초연구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설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당뇨와 물, 고혈압과 물, 우리나라 물의 미네랄함량과 건강성, 그리고 과거로부터 전해져 오는 역사속 물의 신비, 물 시장의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 자화수,이온수, 육각수, 심층수, 암반수,약수등 분야별로 건강에 미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행함도 물을 자원으로 사업화하는 기업 형 공사가 마땅히 해줘야 할 사업이라고 본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수도 산업이 민간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건강측면에 대한 연구도 지금처럼 낙후되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이번 연구에서도 정수기에서는 역삼투 정수기, 샘물에서는 그다지 좋은 물로 우월성을 지니지 못한 샘물을, 수돗물은 충청도 지역에서 생산하는 병물을 실험대상으로 하여 너무 축소한 면이 강했다.
하여, 다양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국민들의 갈증을 해갈시키는 작업도 바로 수공이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라 본다.
그래야만 수공이 정부의 어쩔 수 없는 각시놀음을 해야 하는 현실적 괴리에서도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한다는 모습이 비춰지고 수공의 친근한 벗은 곳곳에서 반갑게 손짓을 하리라 본다.
수공의 2015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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