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외출
-고 신수현 환경인을 추모하며
청마의 해 대보름을 앞두고 언론에서는 7년간 사체를 집에 안치하고 함께 동거한 사건이 회자되었다.
사건의 요지는 방배동에서 약사출신의 조모씨가 7년전 간암으로 사망한 남편을 언제나처럼 생존 그대로 뉘어 놓고 살아왔으며 그 자식들과 시누이가 등하교나 외출시 아빠에게 인사를 하며 살았다는 사건이다.
사건을 담당한 방배경찰서 강력계에서는 사체유기로 수사했으나 사체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방부제를 사용한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고 말한다.
사체가 온존하게 부패하지 않고 있을수 있는 것은 사망전 이미 간암치료를 받고 있어 육신이 탈진된 상태이고 당시의 계절적 상황에 따라 부패가 안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첨부되었다.
7년간 사체를 살며 함께 동거할 수 있었던 것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반드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부활의 믿음이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그 장본인이 환경인이라는데 충격은 가중됐다.
고 신수현과장은 연세대행정대학을 졸업하고 행시에 합격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한다.
앉은뱅이 술인 소곡주와 모시로 유명한 충남 한산이 고향인 그는 환경부 폐기물정책과,환경과학원학사과장등을 역임하면서 차세대 유능한 환경공무원으로 손꼽히는 인물로 조명되어왔다.
폐기물정책과에 근무시에는 심재곤 당시 국장과도 조화를 이루며 포장 폐기물 감량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동문이면서 동기들로는 오종국 물환경정책국장,김상훈국장,이희철국장등이 있으며 고시출신 동료 뿐 아니라 비고시 출신의 동료들과도 교감이 좋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간암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던 06년도 이후에는 감사실로 옮겨 이필제,강형신감사관과 함께 환경감사담당관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투병중이면서도 환경감시가 제대로 수행될수 있도록 3개 시군을 한 개 권역별로 묶어 서로 인근 자치단체의 오염업체를 단속하는 교차단속을 실시 유권자를 인식한 기초자치단체장이 오염단속에 소극적이던 관행을 해결하기도 했다.
투병중임에도 신과장의 활동은 항시 창조적이고 전향적인 의사소통으로 낙천적인 성격에 긍정적 사고로 업무를 추진 상,하관계가 매우 좋은 성품이었다는 것이 환경부와 과학원직원들의 한결같은 소견이다.
그와 오랫동안 근무한 환경부의 비고시 출신의 김모씨는 동료들과 십시일반 모은 치료비를 가지고 방배동을 갔었으나 통화만 하고 만나지 못해 되돌아 왔다면서 이렇게 술회한다.
-그는 노량대첩의 공을 세웠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말한 이순신장군과 같은 사람이다.
투병중에도 현대적 과학에 의존하기도 했지만 마음에서는 천주교 신자 이상의 삶의 의지가 강한 흠잡을데 없는 인물-이라고 격찬하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귀한 선물은 내면에 존재하는 밝음의 빛이다.
이 빛은 무엇이든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 빛에 따라 살아갈 수만 있다면 무의식적이든 삶의 영혼이든 그 어떤 두려움에도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
이 빛은 언제나 고요하고 언제나 현존한다.
어두움속의 반딧불처럼 혹은 등불처럼,망망대해의 등대처럼 삶의 앞을 비춰주면서 안전하게 인도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힘이 바로 신수현과장의 내면에 가득 차 있었고 그 의지의 빛은 약사이면서 함께 한 부인에게도 전달되어 육신의 한계를 거부 했는지 모른다.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내리라는 절대적 믿음은 육신의 한계 따위를 초월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환경부에서 젊음을 던진 그는 환경부 어느 누구에게도 빚을지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7년간이나 더 연장하여 살아왔다.
환경부도 30년의 세월을 지나 불혹을 앞두고 있는 미래형 부처이다.
그동안 환경인으로 살다 미리 떠난 인물도 조금씩 투영되기 시작했다.
공직을 마감하고 떠난 김형철,윤서성 전차관도 있지만 한창 근무할 패기 있는 나이에 떠난 인물도 여럿 기억된다.
이렇게 삶을 마감한 인물들이 묘하게도 환경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아쉬워하는 인물들이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적으로 열정적이며 온화하면서도 낙천적 성격과 긍정적 사고로 주변을 함께 아우르는 성품이 내제되어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수현,선종오,하수호등이 모두 같은 맥락이다.
이제 환경부나 환경부 출신의 모임인 환경동우회에서도 이런 인물들에 대해서는 추억속의 인물로 사진첩처럼 접어두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공을 어루만져 생전 챙기지 못한 고귀한 가치를 그들의 자식들에게 전달해주고 환경부의 차세대 주자들에게도 가치있는 삶에 대한 지침으로 조명되는 나침판 역할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온당하다.
-나는 누구고,나는어떻게 살것이며 ,나는 어떻게 죽어 갈 것인가-
이 무한적 숙제를 이런 관점에서 풀어가면서 선,후배를 비롯한 환경인들에게 온기와 열정이 전달되는 계기 마련을 염두에 두면서 고 신수현과장의 영전에 삼가 머리를 조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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