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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칼럼

엔지니어링의 권위를 찾는 해가

엔지니어링의 권위를 찾는 해가

 

신년 연하장에 쌓이고 쌓여도/흰백의 세상이듯/내려 놓고 또 내려 놓아도/쌓여만 가는 행복-이란 졸시를 붙여 한해 인사를 대신했다.

2014년은 푸른 말의 해이다.

 

동서양 모두 청색과 말은 행운과 좋은 기운을 뜻하고 있어 이래저래 좋은 분위기다.

역사적으로도 갑오년은 신라,백제 모두 불교 진흥을 쌓은 해로,1234년은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했고,1594년은 이순신이 고성 당황포에서 왜적을 물리쳤고,1894년은 갑오경장이 일어난 해이며,1954년은 독도에 영토표지를 한 해로 갑오년의 역사는 대체적으로 과거와의 단절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가는 길목이다.

그 첫 화두로 엔지니어링의 미래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사실 존경받는 선생님 시대가 저물어 간지도 꽤 오래다.

학교마당은 학원의 휴게소로 전락되고 말았다.

선생들은 더 이상 정을 나눠주지 않는다.

정을 나눠 줘봐야 질책 사유가 되고 파란의 도화선이 된다.

지금 엔지니어링업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기술자들은 타락한 공교육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해 가고 있다.

기술사들끼리의 잡담장인 인터넷 카페에는 희망과 비젼을 제시하는 진객들은 찾기 어렵다.

터져 나오는 글귀들은 회의와 어쩔수 없이 궁실거리며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작태를 비관하는 논조로 막막한 현실을 비아냥거릴 뿐이다.

무너져 가는 교단의 뒤 언저리에 참교육을 추구하고자 몸부림치며 용트림하던 몇몇 선생들의 절귀도 이들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찾기조차 어렵다.

온통 체념과 불만과 눈치와 어쩔수 없는 현실의 자조적 자기학대뿐이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는 (건설,환경,상하수도등) 4,592개사로 그중 대기업이 147개사, 중소기업이 96%3,479개사이다.

기술인력은 대기업 5,414,중소기업이 89%41,032명이다.

학력은 기술사가 10%4,556, 박사가 2%911, 석사는 5%2,361명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연령 구성비가 50세 이상이 전체의 26%로 국내 인구의 노령화보다 더빨리 이미 고령화되어 있다.

업체의 수주실적과 매출액을 보면 09년을 정점으로 하향추세가 뚜렷하다.

2년전 청석엔지니어링 부도이후 삼안엔지니어링이 어렵게 위기를 탈출했고 최근에는 매출순위 10위안에 있는 동호엔지니어링이 위기에 몰려 있다.

최대 엔지니어링업체인 도화도 3백여명의 인력을 감축한다며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냉철한 시대적 상황을 파악한 일부 기술사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업계의 자구수정과 노력을 해야 한다는 비판적 건의를 술안주처럼 던지곤 하였다.

하지만 업체는 근본적 노력보다는 고작 직원의 수입,지출만 반복할 뿐이다.

기술의 최고 대법관들이라고 자부하던 이들 기술사들도 마치 민들레 꽃씨처럼 이리저리 나풀대며 날아 다닐 뿐이다.

무엇이 쉽게 이들을 받아 들이고 또 어디론가 바람 따라 날아간다고 붙잡지 않고 붙잡을 필요도 없는가.

그 원인은 명쾌하다.

이들은 신지식 신기술,나름의 명확하고 진지한 기술이 없다.

모두가 하향평준화로 전락했다.

설계라고 만든 것이 전국이 동일하다.스스로 개발한 기술도 없다. 부품기업들이 던져 준 정보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던져준 틀에 따라 삭막한 그림만 그리면 된다.

그래서 이들은 어느 회사에 경력으로 채용되도 오로지 자신의 실적을 벌통처럼 달아매고 자신이 관리하던 영업에 치중하면 된다.

유능한 기술사들일수록 1주일이면 3-4일을 공무원 접대로 술만 잘 이겨 내면 그만이다.

 

그래서 60년대 한국인의 손으로 설계좀 해보자고 줄기차게 성장한 이들 엔지니어링사들은 사주들만 의 축제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결국은 국제시장에서 떳떳한 자신만의 얼굴을 그려보지 못하고 선진국의 하청만으로 수출실적을 쌓는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 건설 경기와 설계는 매년 급하강 하고 있다.

각사가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곳은 없다.

보편타당한 그저 값만 싼 설계만 하면 되는 현실은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수 있나.

이들은 개인의 반복된 사고와 실전 경험에서 체득한 지식을 가장 정확하고 현실에 맞는 기술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더는 공부나 정보수집에 노력할 필요가 없다.

정답은 정부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갖고 있고 축적된 과거형 자료를 그대로 옮겨 놓으면 된다.

이들 엔지니어링사들이 스스로 연구개발비에 투자한 것은 연간 단 1%도 없다.

그렇다고 일반 공산품처럼 홍보비를 책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전체 수주액의 1% 이내에서 선물과 술접대,여자 접대,골프접대만 하면 된다.

푸른말이 대평원을 천방지축 달리듯 다시 저 높은 세상을 향해 엔지니어링사들이 달려 가길 기대한다.

불행한 현실에서 스스로 잘못된 생의 경로를 끌려가듯 가야 하는 자조깊은 한숨이 마감되길 기원한다.

정말이지 기술로 승부하는 그런 진정한 엔지니어링사가 탄생되길 거듭 촉구한다.

건강한 엔지니어링사가 되길 거듭 거듭 촉구하며 새해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