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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83호

환경산업의 마케팅전략 20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요구되는 핵심 성공요소
핵심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리더가 된 삼성전자

DRAM이 대표적인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우는 제품이 차별화되기 쉽지 않은 범용재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원가 경쟁력 확보는 산업차원의 핵심성공요인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설비를 통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한편 수율(Yield Rate)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율을 높인다는 것은 불량률을 줄여서 양품의 반도체를 보다 많이 생산해낸다는 의미다.
반도체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정기술력과 직원들의 숙련도, 전체 제조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역량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특정 회사가 경쟁자가 쉽게 모방하기 힘든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이 바로 그 기업의 핵심역량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어떻게 핵심역량을 구축했는지 살펴보자.
삼성전자는 DRAM시장에서 1992년 이후 18년 연속 1등을 차지하면서 최근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시장점유율과 이익 규모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2010년 4분기 DRAM반도체 가격이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원가 이하 수준인 개당 평균 0.88달러까지 떨어진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조 8,000억 원(영업이익률 ? 74퍼센트)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대만의 난야와 이노테라는 같은 기간에 각각 3,230억 원(영업이익률 ? 74퍼센트)과 1,650억 원(영업이익률 ? 51퍼센트)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전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의 엘피다 역시 3,600억 규모의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다. 삼성전자의 이런 놀라운 선전의 이면에는 해당 산업에서 성공하고 1등이 되는 데 필요한 복수의 핵심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삼성전자는 그룹 차원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지속한 결과 남다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또한 장비에 상당 부분의 기술이 체화된 메모리 반도체의 특성상 최신 설비를 바탕으로 수율을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선도적인 공정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회로선폭(回路線幅)으로 대변되는 미세 가공 공정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7월부터 최첨단 30나노급 회로선폭 공정으로 DRAM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만이나 일본 업체들은 공정기술 측면에서 두세 단계 뒤진 50~60나노급 공정에 머물러 있었다. 보통 공정이 한 단계(10나노)씩 고도화되면 동일한 웨이퍼 원판에서 경쟁자 대비 최소 60~70퍼센트 많은 반도체를 생산해냄으로써 두 배 이상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미세가공 공정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삼성 특유의 꼼꼼한 관리 시스템은 반도체 산업에서 안성맞춤이었다. 반도체는 600개 내외의 정밀가공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공정단계는 물론 공정과 공정의 연계 부분에서도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삼성 특유의 디테일에 집중하는 세심한 관리가 주효했다. 마지막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의 모바일, 서버, 디지털TV, 게임기용 메모리 반도체로 좀 더 고도화시키면서 경쟁자보다 훨씬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과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해서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한 것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기업이 해당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필요한 자원과 역량, 시스템 중 하나의 측면에서만 우위가 있어도 핵심역량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경우는 거의 모든 주요 영역에서 경쟁자에 대비해 확실한 우위에 있다. 삼성은 이처럼 강력하고도 복합적인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경쟁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력하고도 지속가능한 핵심역량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성공요인이 크게 변화하거나 메모리 반도체 자체를 없애는 와해적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우위는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