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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6호

환경산업의 마케팅전략 14

 

시장에서 찾은 펩시코의 동반성장
 
 
  멕시코 서부 잘리스코주 농촌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농민들이 크게 줄었다. 마리화나 재배도 감소했다. 옥수수를 펩시코에서 고정적으로 구매해주기 시작한 3년여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로이터통신이 2011년 2월 ‘이익을 염두에 둔 사회적 책임’이란 기사에서 펩시코가 조달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농민들을 돕고 있다며 전한 내용이다. 펩시코의 행보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이익공유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동반성장 모델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대기업들이 내는 이익에 대해 협력업체의 기여분을 인정해 일정분을 나누자는 정 위원장의 제안과는 달리 펩시코는 ‘지상’에서 기업 스스로 해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펩시코는 멕시코 내 인근 스낵공장에 옥수수를 보냄으로써 원자재 조달과정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펩시코의 멕시코 사업 담당사장인 페드로 파디에르나는 “옥수수 가격에 비해 물류비용 변동폭이 컸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펩시코는 현지 비영리단체인 셈브란드프라바조와 협력해 농사를 돕기도 한다. 셈브란드프라바조 측이 보낸 전문가들은 인근에 살면서 토양조사를 해 어떤 종자와 비료가 가장 적합한지 찾아내고 파종법도 가르친다. 농민들은 농약을 담은 용기 처리법도 배웠다. 그전에는 물이나 다른 식품 저장용기로 재사용돼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울타리 자재로 사용된다. 덕분에 나무를 덜 베어도 돼 토양훼손을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됐다. 셈브란드프라바조는 옥수수 수확량은 160% 늘었는데 농민들 수입은 3배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펩시코는 옥수수에 이어 잘리스코와 두란고에서 해바라기씨를 재배하도록 하는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향후 7년간 5,200만 달러어치 구매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4만t의 해바라기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입해 온 팜오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제품의 영양가를 높이는 동시에 물류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했다.
 사회적 책임과 이익을 공유하는 사례는 펩시코뿐만이 아니다. 다농은 비타민이 함유된 요구르트 제품을 11센트 가격에 방글라데시에서 판매함으로써 하루 2.5달러 이하 빈곤층까지 고객으로 끌어안을 기회를 잡았다. 필립스전자는 값싼 태양광 조명기구를 아프리카에 팔아 등불용 석유를 구하지 못해 밤이면 어둠 속에 지내야 했던 아이들에게 밤에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줬다. 세계 최대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은 중소기업이 인터넷에서 상거래할 시장을 만들어주는 모델을 통해 이익과 동시에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 이들 사례는 이익추구라는 기업 본연의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예고한다. 동반성장이 지속되려면 시장경제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자료원: 한국경제. 201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