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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신문/170호

윤성규 환경부장관과 정연만 차관

 

환경부의 발전적 변혁을 기대한다
 
 환경부 30년 역사에 장·차관이 관련조직에서 탄생되어 함께 일을 하게됨은 처음이다.
공직초기에 윤장관은 국토부에서 정차관은 통일부에서 업무를 익혔다.
역대 장관들 중 내부승진자로는 곽결호, 이규용전장관과 윤성규현장관인데 이중 기술직 장관으로는 곽결호장관과 윤성규장관이다.
두 장관은 공교롭게도 한양대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곽결호장관이 신응배교수에게서 받았으며 윤성규장관은 배우근교수에게서 오는 4월 독자적으로 학위수여를 받게 된다. 인사청문회로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연만차관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적 영향 없이 내부인사가 장,차관을 동시에 역임한다는 것은 힘없는 환경부로서는 기적 같은 일이다.
이번 환경부장차관 인선의 또 다른 면은 윤장관이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도 돋보인다.
물론 심영섭원장이 환경부차관을 지내기도 했지만 당시 김명자장관과의 부조화로 일찍 차관을 사임하기도 했다. 묘한 것은 윤장관과 심차관 모두 기술직이면서 한양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뽑혀진 한양 깃털을 다시 세우는듯하다.
일의 흐름에서는 윤장관이 연필 다섯자루도 모자라듯 꼼꼼히 헤아리며 스스로 챙기는 스타일이라면 정차관은 환경부에서 가장 인기있는 좋은 상사로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인물이다.
환경부 역대 간부들 중 존경을 받는 인물로는 윤서성 전 차관(작고), 곽결호 전 장관, 문정호 전 차관, 석금수 환경동우회 부회장 등이 있으며 정연만 차관도 그 반열에 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래 직원들에게 고뇌의 즙을 짜던 윤장관과 달콤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품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정차관이 팀을 이뤄 냉철한 아버지와 따스한 가슴으로 품에 안는 어머니를 함께 아우르며 환경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환경경영전략과 환경역사에 좋은 표본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어버이상과 같은 침묵 속에 따스함을 숨기는 윤장관은 지난 인사 청문회 때에도 떨어진 동료 직원들의 사기를 돋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정권의 변혁기마다 환경단체의 결단과 협력 속에 그나마 환경부의 입지를 더는 허물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정권시절 환경단체와 냉혹하게 선을 긋고 결별 했으며 그 과정 중에 4대강 물줄기에 환경부의 노선, 입장, 방향, 초점을 모두 흘려보내고 말았다. 환경단체로서는 믿었던 의형제가 배신했으니 그 상처가 꽤나 깊어 더디게 아무리라 본다.
4대강의 물줄기속에서는 장관을 비롯하여 차관, 국장, 과장과 산하기관 등 환경부와 연계된 조직원들은 누구나 틈만 나면 대국민 홍보와 설득을 위한 강연과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했다.
욕망을 버려야 두려움과 괴로움 속에서 해방된다고 하지만 자리를 보전해야 하는 현실도 과연 욕망으로 봐야할까.
아니면 그것이 바로 공무원의 한계라고 규정해야 하나.
분명 정차관은 지난 정권시절 여러 언론에 4대강 사업은 수자원확보 문제, 재난대응, 수질개선, 수생태회복 등 복합적 사업이라면서 당위성을 설파했다.
반면 윤성규장관은 4대강 사업을 전국적으로 일시에 시행함으로써 환경파괴의 논란과 함께 졸속 시행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은 자기 나름의 이해란 오해의 발판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자신을 추켜세운다고 우쭐대거나 헐뜯는다고 화를 낼 일도 아니다.
온전한 이해는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모두 오해라고 「무소유」에서 설파하고 있다.
이제 4대강을 통해 이질적이고 방향키조차 잃어버리고 헛돌던 환경부가 씻김굿을 하고 환경에 평생 몸바쳐온 두 인물을 모시고 다시 노를 젓게 되었다.
환경단체들로서는 마음시림이 쉽게 아물지 못하겠지만 침묵의 시간을 두고 용서와 화해의 넉넉함을 베풀어보자.
“군자불경어수 이경인(君子不鏡於水 而鏡人)”
군자는 자신의 모습을 물에 비춰보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반성한다. 물에 비추면 자신의 외면만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앞으로 나아갈 자신의 행위를 알 수 있다고 묵자가 말하고 있다.
 환경부의 미래를 그렇게 설계하기를 기대한다.
 
<문장수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