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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출판화제 [파괴적혁신 실행 매뉴얼]

파괴적혁신 실행 매뉴얼

우리의 기업들 파괴적 혁신을 할 때이다.

세계적 기업들은 왜 무너졌는가

자유롭고 독립적인 조직을 구축하라

 

미국 백화점계를 이끌던 시어즈(Sears Roebuck)가 월마트에 무너졌고, 메인컴퓨터를 생산하던 IBM이 PC에 좌초됐으며, 복사기 시장을 석권하던 제록스(Xerox)도 존폐의 위기에 놓인 적이 있다.


수십 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켜오던 멀쩡한 기업들이 무너지고,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이 혜성같이 등장한 기업들이 순식간에 세계를 재패하며 21세기 기업의 흥망사를 새로 쓰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들은 결코 틀리거나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매우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음에도 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그는 1995년 기존시장에 신생기업이 어떻게 진입하여 선두기업을 앞지르게 되는지를 도식화한 ‘파괴적 혁신 이론’을 발표했다.


유명한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그는 바람직한 경영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오히려 혁신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하였다. 과거에는 좋다고 생각한 경영방법 즉, 우량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장의 트렌드를 살피고, 자본을 최고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존 핵심 사업 중심의 혁신과제에 투입하는 전략을 추구하다 보니 ‘파괴적 혁신’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은 두 가지 형태가 공존한다고 말한다.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다. 파괴적 혁신은 신규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을 재편하는 혁신으로, 기업이 직면하는 딜레마의 핵심이다. 한마디로 처음에는 ‘시장이 외면하는 혁신’으로 매우 급진적이며 시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새롭게 뛰어든 후발 기업은 대부분 이 파괴적 혁신으로 앞서 나간다.
존속적 혁신은 수요가 충분하고 소비자가 원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기술을 개선해나가는 지속적인 혁신을 말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엄밀한 의미의 혁신은 없다. 파괴적 혁신은 시장이 외면하고 안 될 것이라고 말하는 곳에서 나타난다. 멀쩡한 기업이 넘어진 것은 이 존속적 혁신과 시장의 반응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 기업은 왜 파괴적 혁신을 방어하지 못하는가. 초기 단계에서는 파괴적 혁신을 시도할 시장 규모가 너무 작고, 전망도 불투명해 투자할 가치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설사 가치를 느낀다 해도 혁신 제품을 변형해 기존 제품라인에 끼워 넣게 되는데 이러면 그 제품이 갖고 있는 파괴적 에너지는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기존 기업의 파괴적 혁신은 불가능한가. 방법은 있다. IBM이 미 플로리다에 독립법인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PC업계에 진입한 것처럼 기존 고객과 프로세스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조직을 구축하면 파괴적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파괴적 혁신은 우리에게도 이미 친숙한 개념이다. 기존 제품의 성능만을 향상시키는 존속적 혁신과 달리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단순함과 편리함, 저렴한 가격 등으로 무장한 채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파괴적 혁신은 휴대전화, 자동차, 반도체, 가전제품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LG, 삼성, 현대가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한편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각 분야에서 최고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엄청난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더 이상 새로운 파괴적 성장을 꾀하지 못하고, 중국과 우리나라의 공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크리스텐슨 교수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위기다. 시장의 밑바닥으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벌써 불안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삼성의 휴대폰 사업은 애플의 아이폰 따라잡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파괴적 혁신 제품은 시간이 흐르면 존속적 혁신 제품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지속적으로 혁신을 꾀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 만족한다면 기업은 곧 위기에 빠지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꾸준히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실행해야 한다.


이 책은 이처럼 기업들이 혁신을 구조화할 수 있는 방법부터 파괴적 혁신에 성공하려면 꼭 숙지해야 할 지침들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행동강령이다.

 

파괴적 혁신 -실행메뉴얼/옥당/418면/2만9천원/스콧 엔서니, 마크 존스, 조셉신 필드, 엘리자베스 알트먼 지음/이성호, 김길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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