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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교육/환경경영

새만금 사업의 현주소

새만금 사업의 현주소

 

첫 단추 잘못 채웠다고 밀어붙이기 식은 위험
송도 특구 개발 현장 피해를 잘 관찰해야
생태, 환경, 토목, 문화, 주택 등 총체적 결집 필요

 
 
고주석 박사(네덜란드 바겐잉엔 대학 교수)

고주석 교수와의 인터뷰는 국무총리실이 주관한 한국·네덜란드 공동 새만금 세미나가 끝난 밤, 10시 였다.
다음날 28명의 전문가 팀들이 새만금을 관찰하고 토요일 오전 네덜란드로 돌아가는 팍팍한 일정 속에 마련된 특별 인터뷰다.

고주석 박사(65세)는 서울대를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설계사에 근무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17년간 켈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소를 운영해왔다. 그후 뜻한 바가 있어 네덜란드로 건너가 지금은 네덜란드 바겐잉엔 대학에서 환경과 라이프사이언스를 강의하고 있으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은 21세기 세계최대의 사업
새만금은 21세기 세계 최대의 대형 장기 프로젝트이다. 이같은 규모의 사업은 총체적인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 디자인, 건축, 관리, 생태, 환경, 도시공학과 같은 총체적인 집단적 통합전략이 필요하다. 획일적이고 기본 구성으로 추진하는 현재의 운영 시스템은 엄청난 과오를 범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잠시 사업을 중단하고 심호흡을 하고 진행해야 한다. 빠르게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자연친화적 생태 서식지는 만들어지는가. 물의 흐름은 유연한가. 상류의 수질오염의 원천적 차단은 할수 있는가. 지역 경제의 중심점은 어떻게 설정하고 무슨 방향으로 주제를 설정할 것인가. 운영관리에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값비싼 에너지를 줄이는 최대 방안은 무엇인가.
기술자가 걱정만 한다고 다는 아니다. 첫단추가 잘못 잠겨졌다고 방관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 참여할 수 있으면 참여하여 제대로된 방향을 유도해야 한다.

새만금은 지금도 사업방향이 크게 세 번이나 바뀌었다. 100%농경지, 70%농지, 지금은 30%로 설정하고 있다. 또 어떻게 변화될지 모른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획일적이고 밀어붙이기식 사업은 또다른 좌초를 가져오게 한다.
과연 새만금은 전북도민의 기대와 꿈처럼 20년 이후 명품도시로 바뀌어질지 조심스레 검증해야 한다. 새만금은 지역사회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사업이며 전세계가 주시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고민하면서 고통 속에 새만금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기술자로서 접근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건이 달라졌다고 마음이 변했다며 딴지를 걸어선 안된다. 마음은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을 뿐이다.

새만금의 이상형을 찾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설계자를 모셔야 한다. 법이 가로막는다고 우회해선 안된다. 현행법이 가로 막고 있다면 행정적 변화를 줘서라도 유연하게 흘러가게 해야 한다. 총체적인 인제들이 함께 모여 무수한 토론과 시물레이션이 필요하다.
새만금은 각 부처별 각기의 집단들이 설계하여 조립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새만금은 자동차 부품이 아니다. 조립하여 완성되었다고 굴러가지 않는 것이 새만금이다. 중복적 투자가 이뤄지고 운영관리의 어려움과 막대한 예산이 투자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관리권을 이양받는 전북도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넘겨지고 결국 국가적 골치덩이로 남을 뿐이다.

조직의 통합과 상호 논의 속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공식에 얽매이지 말고 창의력과 자연주의적 입장에서 대규모 컨소시엄이 형성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장기적이고 복합적이며 예측이 불확실한 사업이다. 확실한 것은 묶어 놓고 불확실한 것은 자유롭게 풀어 놔줘야 한다. 결정된 것이 완성품도 아니고 진실한 것도 아니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 해수와 담수의 교감지역은 자연의 법칙에서 매우 중요하고 오묘한 지역이다. 물론 무수한 돈을 쏟아붓고 에너지 낭비를 최대화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방조제가 최선책일까, 다시금 반문해 봐야 한다.
닫히면 죽는다. 그래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시키려면 많은 돈이 투자된다. 자연이 지닌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죽여서는 안된다. 지금의 사업 드라이브는 시각은 열려있는 듯 하지만 공간은 밀페되어 있는 구조다. 하류의 홍수는 상류에서 막아야 하며 습지의 면적과 위치, 녹지지역의 흐름도 물의 흐름, 이같은 모든 것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새만금 개발 세계 최고의 설계사를 모셔라
네덜란드의 경험과 다양한 분야 결집되어야

두바이는 기술적 기능이 만든 탑
공상은 공상일 뿐이다. 두바이는 기술적 기능을 쌓아올린 돈과 경제적 욕구로 건설한 도시이다.
새만금에 대한 구상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베니스를 모방하여 구성한 것이지만 새만금은 새만금이다. 갯벌이 있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녹지가 있으며  해수와 담수가 만나고 있다.

네덜란드가 80년전 만든 댐은 그 목적이 다르다. 그 댐은 해일로 인한 땅이 염분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댐이다. 인천의 송도특구의 개발을 보라. 과연 제대로 이뤄 놓은 작품인가. 또다른 흉물스러운 도시로 부각될지 걱정스럽다. 다행히 한국정부가 네덜란드와 손을 잡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미국에서의 조경실력은 전술도 없고 전략도 없다. 자연에 방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무조건 대규모라고 최대 최고라고 선전한다는 것은 과거 독재정권시절의 국민을 현혹시키는 수면제같은 정책적 전략일 뿐이다. 새만금 주변은 한국만이 지닌 독특한 자연공원이 스스로 형성되어 있다. 이것을 활용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또다른 환경오염을 촉발시킨다.

네덜란드에 활동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네덜란드인들의 상업주의적 사업추진에 대한 적절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고 한국에서의 방향설정에 대해 명확한 진단과 자문을 하면서 중간자적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기본설계와 시뮬레이션, 여건에 따라 융통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지금 다져가면서 실험과 모형을 설치하면서 돌출될 문제를 점검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다시 한번 거듭 간청한다. 서두르지 말라. 심호흡 좀 하면서 무수히 다가올 자연적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고 철학자와 생태학자, 조경학자, 토목, 구조, 지반, 환경인들 모두가 모여 새만금을 재창조해야 한다. 이번 국무총리실이 주관한 한, 네덜란드 공동 세미나는 출발점이 매우 좋다고 본다. 기왕 총리실에서 관련부처와 통합적 전술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도 좋다고 본다.
 
 
(고박사는 인터뷰 후 서울의 밤거리를 거닐며 이렇게 한마디 한다. 서울의 도시건축은 시각적으로 뚫려 있기는 하지만 밀폐된 공간으로 조성 에너지 낭비가 심한 구조라고 혹평한다.
대형 빌딩에 바람구멍이 없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네덜란드 등 유럽의 대형건축물에는 반드시 창문이 있다며 우리나라 건축구조물의 모순을 기후변화의 현상에서 잘못된 도시건축에 대해 비판을 한다. 나 자신도 몰랐던 또다른 발견이다.)
               
 

인터뷰 :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