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추억
바람이 지나간 공간에는
고요라는 낭만보다
우리가 뱉어낸 냄새
잠시 감았던 눈 힘없이 가라앉는다.
자갈, 풀잎, 희 모래
희롱하며 지나간 물결
넌지시 발목 좀 잠겨볼까
물밑에 흐르는 검은 물감은
아련한 추억뿐
일찍이 마을사람 강 떠난 마음인데
서울서 밀려온 서울 촌놈
잡히지도 않는 황복
양식장 장어만 질기게 굽는다.
새 한 마리 날지 않는 강 가
바람은 바람대로
물살은 물살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그냥 스치는 길목, 한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