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짖을 때 1
별이 꽃이라 해서 꽃이 별이라 해서
먼데 호롱불이 별이라 하여
별이 호롱불이라 하여
그걸 놀래어 개는 짖어대지 않는다.
눈물이 이슬이라고
이슬이 눈물이라고
죽어 가는 날 눈물로 어리고
눈물 흐르는 날이 죽음의 날 이어
그걸 두려워 개는 짖어대지 않는다.
꽃에 취하고 그리움에 취하고
눈물에 취한 손으로 잔을 든다 해서
그걸 무서워 개는 짖어대지 않는다.
먼 데서 부르는 소리가 가슴으로 밀려와
네 이름에 취해서야 개는 짖어댄다
목메어 죽은 넋이 가시에 묻어
이승과 저승의 뒤안길에서
한 마리 개는 슬픈 호곡을 한다
구천을 떠돌다 별이 되지 못하여
진눈깨비 하이얗게 소복한 별이 내려
달아오르는 마음에 흰 비단을 깔 때
한 마리 개는 미친듯이 짖어댄다.
누군가 욕정 묻은 돌을 던질 때
낯선 그림자의 두려움에서
순순한 뼈다귀가 뚝 뚝 피를 흘릴 때
그리고 사랑이 그리울 때
한 마리 개는 아주 쉽게
목놓아 울어댄다.
-시집/날고있는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서동에서 (0) | 2014.08.08 |
---|---|
개가 짖을 때 2 (0) | 2014.08.08 |
우리가 무엇을 그리워하는 것은 (0) | 2014.08.07 |
-4대강-7 (학산문학/2010-9-김동환) (0) | 2014.08.07 |
4대강-6 (2010-9월 학산문학)-김동환 (0) | 2014.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