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 2011년 6월 24일 금요일 발행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지금 사회는 나밖에 모른다. 이것은 에고이즘(egoism)이 아니라 지각변동이다. 온통 내 주장 일색이다. 하다못해 전화통화도 제 할 말만 하고 끊어 버린다. 이제 그 정도는 불손이고 실례가 아니다. 누구도 나무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없다.
나만 옳으면 상대야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관심도 안중에도 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게 옳고 편하게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굳이 신경 쓸 필요 없이 세상만사를 내게 갖다 맞추면 그만이다.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침대’ 라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티카의 거대한 산(山)도적으로 지나가는 나그네를 집안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침대에 눕도록 했다. 그렇다고 피곤한 나그네들을 잠시 쉬어 가도록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나그네의 다리를 침대에 맞춰 보고 다리가 침대보다 길면 잘라 버리고 짧으면 강제로 허리를 뽑아 늘려 사람을 죽여 버렸다.
그는 나그네들이 반항하거나 억울하다고 하면 이것이 자기 방식의 ‘절대적 기준’이라며 당연하다고 했다. 결국 프로크루스테스의 만행은 아티카의 국민적 영웅이었던 테세우스(Theseus)에 의해 피살됨으로써 끝이 나고 만다.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절대적 기준이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 같아 우스갯소리로 넘기기에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요즘은 서로가 내 기준에, 내 생각에 맞춰야 한다고 떼를 쓰는 것만 같다.
지금 이 세상에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 같은 괴물이 판을 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어른들이다. 모든 문제는 어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정치권 탓이고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라는가. 한창 예민할 나이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배우며 자라는 건 당연한 이치다. 무조건 요새 젊은이들만 탓하고 나무랄 수만은 없는 일들이 사회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 기 성 |
학력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 석사)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과 졸업(행정학 박사)
주요경력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서울특별시 감사관 자문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
*전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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