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에서
김 동 환
그대 마음에 쪽빛 물감을 터트리면
우러러 호흡할 수 있는 하늘이고
그대 마음에 감색 눈물이 흐르면
사랑도 추억처럼 버무러져
두둥실 떠다니는 호수가 되고
그 젊은 날의 추억은
책상 뒤편 일기장에 그려져 있건만
찾아가는 호반은
녹조로 채색된 삶의 갈등들만
조각난 부스러기들로
물을 흐려놓고 있는데
그대가 그려 놓는 그림조차
대기오염의 지표처럼 그려지고 있구나
도심에서는 별 하나 온전히 눈 맞추기 어려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