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시민회의, ESG 10대 기업 선정
선정기업 환경점수, 100대 기업보다 25% 높아
온실가스·에너지·녹색구매 등 ESG 대응 강화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시민단체 최초로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함께 환경·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사회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2026 대한민국 ESG 10대 기업」을 선정했다.
선정 기업은 ▲현대·기아자동차 ▲HD현대일렉트릭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삼성SDS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유한양행이다.
이번 평가는 2025년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사회(S)·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G)·환경(E) 등 3개 부문, 총 68개 지표를 활용해 1,000점 만점으로 실시했다.
특히 선정된 10대 기업의 환경분야 평균은 179.86점으로, 전체 100대 기업 평균인 143.37점보다 25.45% 높았다. ESG 우수기업들이 환경분야에서도 전체 기업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대응력을 보인 것이다.
이들 기업은 자동차, 물류, IT, 건설·상사, 중공업·전기, 화장품·소비재, 제약·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군에 분포했다.
환경 분야는 총 300점으로 ▲환경법 준수 ▲폐기물 ▲온실가스 ▲물 ▲에너지 ▲유해화학물질 ▲녹색구매 ▲CGS 환경 ▲국제협력 등 9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세부 평가를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함께 물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의 물 관리 성적은 온실가스나 녹색구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환경 300점 가운데 물 분야 배점은 30점으로, 온실가스와 녹색구매에 각각 배정된 60점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 평가에서도 10대 기업의 물 분야 점수는 13.75~20.75점에 분포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20.7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물산과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20.25점, 현대·기아차 20점, SK하이닉스 19점, 유한양행 18.25점, 현대모비스 14.5점, 현대글로비스 13.75점, LG생활건강 12.25점, 삼성SDS 10.75점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업별 환경영향을 단순히 배점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업종에 따라 물 사용량과 환경영향의 구조가 다르고, 물 관리 역시 기업의 전체 환경성과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자동차·화학·중공업 등 대규모 산업용수를 사용하는 업종에서는 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초순수 생산과 공정용수 사용, 폐수처리 및 물 재이용이 생산 경쟁력과 직결된다. 자동차와 중공업 역시 생산공정에서 상당한 용수를 사용하며, 폐수의 수질관리와 재이용은 지역 수자원과 산업시설의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과제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ESG 환경평가에서도 물 안보와 물 효율, 물 재이용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ESG 평가 역시 시대 변화에 부응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향후 평가에서는 기업의 실제 물 사용량과 물 부족지역에서의 수자원 영향, 취수량 절감, 공업용수 재이용률, 폐수 재이용, 방류수 수질, 지역사회와의 물 공유, 물 위험 관리 등을 주요 환경지표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물 수요가 증가할 경우, 단순히 새로운 수원을 확보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산업용수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기업 스스로 취수량을 줄이고 공정수를 순환시키며 하·폐수 재이용을 확대하는 투자가 ESG 평가에서도 중요한 환경성과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산업용수 확보 논의에서 제기되는 ‘Reuse Water First, New Dams Last’, 즉 신규 수원 개발에 앞서 물 재이용을 우선해야 한다는 접근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번 평가에서 ESG 10대 기업의 환경점수는 전체 1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온실가스와 에너지, 녹색구매 등 주요 ESG 환경 분야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기업의 환경 리스크도 탄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가뭄과 홍수, 수질오염, 산업용수 부족은 기업의 생산활동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 리스크가 되고 있다. 특히 물을 많이 사용하는 산업에서는 물 확보 능력뿐 아니라 물 절감과 재이용 능력 자체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ESG 환경평가는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물을 덜 취수하고, 얼마나 다시 사용하며, 지역의 수자원을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가’까지 평가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물 관리 역시 선택적인 환경활동이 아니라 생산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영지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창립 9주년을 계기로 소비자의 권리를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자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소비자주권 운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26 대한민국 ESG 10대 기업」 시상식은 9월 17일 열리는 ‘창립 9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밤’에서 진행된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장계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