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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국 직매립금지,공공소각 확충만 기다릴 수 없다-민간소각·지자체 간 교차소각 등 ‘처리 공백’ 대응책 병행해야

2030년 전국 직매립금지,공공소각 확충만 기다릴 수 없다

공공시설 신·증설 96곳 추진, 82%가 아직 초기·중기 단계

민간소각·지자체 간 교차소각 등 처리 공백대응책 병행해야

 

생활폐기물 처리체계가 매립 중심에서 소각·재활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2030년 전국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 시행을 앞두고 공공소각시설 확충과 함께 민간시설 및 지자체 간 연계 활용 등 현실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직매립금지 폐기물 적정처리 방안 마련 설명회에서는 2030년 전국 확대 시행에 따른 처리시설 부족, 관외 처리, 민간소각시설 활용, 재활용 확대 등이 집중 논의됐다. 설명회에는 지방정부와 폐기물 처리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현장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공공소각시설을 확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입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신·증설 사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는 현재 187개 공공소각시설이 운영 중이며, 추가로 96개 시설의 신·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건설 중인 시설은 12개에 불과하고 설계·인허가 31, 입지·계획확정 11, 계획수립·검토 37개 등 79개 시설이 아직 초기 또는 중기 단계로 전체의 약 82%를 차지한다.

 

계획된 시설이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된다고 해도 2030년까지 실제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별도의 문제다. 소각시설은 단순히 예산만 투입한다고 건설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 주민 수용성과 입지 갈등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직매립금지 시행 이후 공공 처리시설 부족분을 민간소각 및 재활용시설 등이 상당 부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 위탁량은 871,611톤으로, 이 가운데 소각이 506,121, 재활용이 365,490톤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383,248톤이 처리됐으며 소각이 341,386톤을 차지했다.

특히 지자체 간 교차소각과 관외 처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발생지 처리 원칙은 중요하지만 특정 지역의 처리시설 부족으로 폐기물이 적체될 경우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각업계를 대표하여 발표를 한 장기석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는 공공소각시설이 충분히 확충될 때까지 민간시설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995년 이후 민간소각시설이 처리한 생활폐기물은 1,400만톤을 넘으며, 2026년 직매립금지에 따라 소각으로 발주된 생활폐기물 약 85만톤도 별다른 처리 차질 없이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시설의 처리 여력도 변수다. 2026년 기준 민간소각시설의 여유용량을 하루 3,164톤으로 추산하고, 2030년까지 신·증설이 완료될 경우 하루 1,607톤이 추가돼 총 4,771, 연간 약 167만톤의 여유용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30년 전국 직매립금지에 따라 예상되는 종량제봉투 발생량 139만톤을 넘어서는 규모이다.

처리비용 측면에서도 민간시설 활용이 반드시 공공시설보다 비싸다는 인식에 대한 반론도 제시됐다. 생활폐기물 민간소각 위탁의 평균 처리단가를 수집·운반비 포함 톤당 168,000원으로 제시하면서 수도권매립지 198,880, 공공소각시설 20만원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간시설 의존이 공공소각시설 확충의 대체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공공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되, 시설이 완공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처리 공백을 민간시설과 지자체 간 연계로 메우는 투 트랙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은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단순히 소각시설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직매립금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재사용과 물질재활용, 화학적 재활용, 열적 재활용 등을 확대해 소각·매립으로 넘어가는 폐기물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물질재활용(MR), 화학적재활용(CR), 열적재활용(TR) 정책에 따라 재활용 시장으로 유입되는 폐기물이 늘면서 오히려 소각업계에서는 가연성 폐기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활용 대상 폐기물이 소각장으로 유입되는 기형적인 폐기물 처리 흐름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2030년 전국 직매립금지의 성공 여부는 소각시설 몇 개를 더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폐기물 발생량 감축재활용 확대공공소각시설 확충민간시설 활용지자체 간 처리 연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지역별 처리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발생지 처리 원칙만 강조할 경우 처리시설이 부족한 지자체에서 폐기물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관외 처리를 무분별하게 허용하면 처리시설 소재 지역의 주민 반발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관외 처리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교차소각 등 지자체 간 상생모델을 제도화하는 한편 민간시설의 안전성과 환경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직매립금지는 매립을 금지하는 데서 끝나는 정책이 아니다. 폐기물을 어떻게 줄이고, 재활용하고, 에너지화하며, 남은 폐기물을 어디에서 안전하게 처리할 것인가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 폐기물 관리체계의 전환이다.

 

수도권에서는 수도권매립지의 기존 부지를 활용해 공공소각시설을 확충하는 방안부터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폐기물 처리 기반시설로 활용돼 온 부지를 활용할 경우 신규 입지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행정절차를 줄이고, 직매립금지에 따른 처리시설 부족 문제에도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2030년 전국 직매립금지까지 남은 시간은 제한적이다. 현재 추진 중인 공공소각시설 96곳 가운데 79곳이 아직 계획수립·검토, 설계·인허가 등 초기·중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설 확충만으로 전국적인 처리 공백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공소각시설의 조속한 확충을 최우선으로 하되, 시설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민간소각시설 활용, 지자체 간 공동·교차처리, 재활용 확대 등을 병행하는 다층적인 폐기물 처리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매립지는 더 이상 단순한 매립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직매립을 줄이고 소각·재활용 중심으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폐기물 처리 거점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직매립금지는 매립을 없애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정책이 아니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최대화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잔재물은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2030년 전국 시행을 앞두고 지금 필요한 것은 소각시설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실행전략이다. 공공시설 확충을 중심축으로 세우되 민간시설과 지역 간 처리체계를 보완축으로 활용하는 것이 직매립금지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신찬기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