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찾는 페트병 무인회수기가 나왔다.
RETECH 전시장서 주목받은 페트병 무인회수기
페트병 절단공법으로 자원순환의 효율성 높였다

절단방식으로 회수 효율 높이고 운반·탄소배출까지 혁신적으로 줄여 소비자와 지방자치제에서 관심이 집중된 절단형 페트병 무인회수기가 나왔다.(사진 좌로부터 회수기 사진을 촬영하는 이학영국회의원, 이규용 전환경부장관,문갑생이사, 제품설명하는 정언교대표)
폐기물을 단순히 ‘버리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산업의 원료로 되돌리는 순환경제가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생활현장에서 국민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페트병 무인회수기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2일부터 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9회 폐기물·자원순환산업전(RETECH 2026)에서는 폐기물 처리·재활용 설비를 비롯해 순환경제 솔루션, 폐배터리·전자폐기물 재활용, 자원순환 기술 등이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끈 분야 가운데 하나는 생활폐기물의 자원화를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페트병 무인회수 시스템이었다.
개막식 테이프 커팅 이후 전시장 주요 부스를 둘러본 RETECH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규용 전 환경부 장관, 이학영 국회부의장, 문갑생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이사, 오종극 한국폐기물협회장, 김동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유남종 한국환경산업협회장 등은 ㈜프라임엠텍 정언교 대표가 소개한 페트병 무인회수기에 관심을 보였다.
페트병 무인회수기는 이미 국내 여러 지역에서 보급되고 있지만, 회수량이 늘어날수록 기기 내부의 저장공간과 수거·운반 효율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소비자가 페트병을 모아 회수기를 찾더라도 내부 저장공간이 가득 차 있으면 투입하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회수기를 설치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많이, 효율적으로 압축·처리해 수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프라임엠텍이 제시한 해법은 기존 압착·파쇄 방식과 다른 ‘절단방식’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기존 회수기가 페트병을 압착하거나 파쇄하는 방식이라면, 프라임엠텍의 방식은 페트 용기를 잘게 절단해 저장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라임엠텍이 분석한 자료에서는 절단방식의 부피 감소율이 약 95%로, 압착방식 50%, 파쇄방식 60%보다 월등히 높으며, 기기 내부의 페트병 수용량도 파쇄방식 대비 약 5배, 압착방식 대비 약 13배 수준으로 저장효율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 1만 개의 페트병을 수거하는 경우 운반 횟수와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 및 탄소배출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가 제시한 자료에서는 1만 개 수거 기준 탄소배출량이 절단방식이 가장 낮은 0.29㎏이며 파쇄방식은 절단방식보다 7배 높은 1.44㎏, 압착방식은 14배 높은 2.89㎏을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프라임엠텍의 자체 시험·산정 조건에 따른 비교자료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는 페트병 규격, 수거거리, 차량 적재량, 전력 사용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페트병의 별도 회수는 단순한 쓰레기 감량 정책이 아니다.
투명페트병은 다른 플라스틱과 섞이지 않고 이물질이 적을수록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 역시 투명페트병을 별도로 선별·재활용해 식품용기 등으로 다시 사용하는 고품질 재활용 체계를 독려해 왔다.
환경부는 투명페트병의 별도 분리배출을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 확대해 왔으며, 별도로 배출된 페트병은 선별·세척·분쇄 등의 과정을 거쳐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수거율’만이 아니라 ‘고품질 회수율’이다.
혼합 배출된 플라스틱을 나중에 선별하는 방식보다 소비자가 배출 단계에서부터 투명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하고, 이를 무인회수기 등을 통해 깨끗하게 회수하면 재활용 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공정도 단순해 질수 있다.
정부가 투명페트병을 식품용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품질·시설 기준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관리체계는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발전해 왔다.
종량제와 분리배출제도가 정착하면서 재활용품을 품목별로 분리하는 문화가 확산됐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단순히 ‘잘 버리는 사회’에서 ‘자원을 다시 생산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생활폐기물과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거와 소각·매립 중심의 폐기물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자원순환 정책은 ▲발생 억제 ▲분리배출 ▲고품질 회수 ▲재생원료 생산 ▲재생원료 사용이라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
페트병 무인회수기는 이 가운데 ‘소비자와 자원순환 산업을 연결하는 마지막 접점’이 될 수 있다.
무인회수기의 전국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기기를 설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주민, 회수기 운영기업, 재활용업체가 참여하는 지역순환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주민은 사용한 투명페트병을 무인회수기에 넣고 일정한 포인트나 보상금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는 고품질 페트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회수된 페트병은 재활용업체를 통해 재생원료로 생산되고, 다시 제품으로 환생된다.
이렇게 되면 주민에게는 참여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돌아가고, 지자체에는 재활용 가능한 자원의 회수 확대라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업 역시 안정적인 재생원료 확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폐기물이 시민에게는 보상받는 자원으로, 지자체에는 관리해야 할 폐기물에서 판매·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기업에는 새로운 원료로 바뀌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무인회수기 자체의 보급만으로 자원순환사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회수된 페트병의 품질관리와 운반·선별, 재생원료 생산,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시민에게 지급하는 보상체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회수된 페트병의 경제적 가치와 운영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무인회수기를 단순한 ‘폐기물 수거기’가 아니라 지역 단위 자원순환 인프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