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철 물기술인증원장, 첫 삽은 먹는샘물 인증체계화
인증원,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일하기를 바란다
‘기후에 강하고 세계로 통하는, 신뢰받는 물 기술 인증기관’을 향해

시대에 부응하는 한국물기술인증원의 새로운 사업 확산이 취임사에서 예고됐다.
안병철 한국물기술인증원장(1968년생, 부산 출신)은 영남대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환경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water에서 횡성댐, 청주정수장, 공간환경처 차장과 경인아라뱃길 문화관광팀장 등을 거쳐 퇴임한 뒤, 이재명 정부 국가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위원장, 전북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 공동위원장,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을 맡아 활동해왔다.
안 원장은 취임사에서 ‘기후에 강하고 세계로 통하는, 신뢰받는 물 기술 인증기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네 가지 실행 약속 가운데 첫 사업으로 먹는샘물 인증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먹는샘물 품질·안전 인증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안착시키고 법제화를 뒷받침해, 지하수 원수에서 제품수까지 빈틈없는 관리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에너지 다소비 구조인 물산업 기자재에 대한 에너지·탄소 저감 평가 기반을 마련해, 물관리가 곧 탄소중립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먹는샘물과 정수기 분야는 상수도 분야와 달리 민간기업 영역으로 관리돼왔다. 정수기 분야는 인증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반면, 먹는샘물은 사실상 품질관리 측면에서 지자체가 먹는샘물 표시기준 등 관련 법에 따라 수질분석을 통해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관리체계가 상당히 미흡했다.
기후부도 지난 7월 국민이 안심하고 먹는샘물을 마실 수 있도록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와 ‘먹는물 관련 영업장 등의 지도·점검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으며, 7월 3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PFAS 등 미규제 유해물질을 법제화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KC⁺ 인증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안전망을 앞서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관심을 모은다.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인증정보 DB와 AI 기반 사전심사·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인증의 문턱은 낮추고 정확도는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유통시장의 미인증·불량제품을 차단하는 사후관리도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한층 강화하고, 정수기 사후관리의 기반도 새롭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국민이 수도꼭지 앞에서, 정수기 앞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일의 최종 성적표라는 지향점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인증원과 기업들이 겪어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눈높이에서 절차를 정비하고, 실무자용 업무편람과 교육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울러 먹는물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검증에서 표준화, 인증에 이르는 전 주기를 잇는 물기술 발전의 허브로서 우리 물기업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현실적이고 실증적인 인증원의 방향 설정도 담대하게 표출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만물을 살리며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인증원 조직이 물처럼 일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조직관리 측면에서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조직, 성장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조직, 현장의 제안이 제도로 이어지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안병철 원장은 현장과 연구, 정책이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30여 년간 활동해왔다고 스스로 소개했다.
수자원공사에서 댐과 정수장 현장을 경험했고, 원광대에서 물과 생태를 연구하고 가르쳤으며,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국가 물정책의 틀을 다듬어 왔다.
원장으로서 네 가지 가치인 ‘신뢰·전문·개방·책임’을 조직 운영의 나침반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으로 신뢰를 지키고, 끊임없는 학습과 역량 강화로 전문성을 높이며, 기업·지자체·해외기관과 열린 협력을 통해 개방하고, 공공기관으로서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으로 국민 앞에 서겠다는 다짐을 강조했다.
취임사 전반에서 인증원의 실체를 비교적 가깝게 인지하고 있으며 핵심적인 사업 방향도 잘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강조한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안전의 사명과 우리 물산업을 세계로 이끄는 진흥의 사명’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기관은 대한민국에서 한국물기술인증원뿐이라는 확신을 어떻게 국민적 공감대로 만들어갈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이를 위해 인증원의 조직과 업무 방향을 어떻게 정비하고, 역동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또 한 위생안전기준과 국제표준을 잇는 국제 공동인증(K-NSF)을 개발해 우리 기업이 하나의 인증으로 여러 나라의 시장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매우 중요한 핵심 과제다. 희망적인 방향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역량의 결집과 사업의 확산 가능성은 앞으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이현동 전문기자, 상하수도기술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