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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관 62년 역사의 뒤안길-신우산업 김홍기 대표의 회고③대기업 떠난 PVC관 중소기업들 우후죽순 경쟁치열

PVC62년 역사의 뒤안길-신우산업 김홍기 대표의 회고

 

PVC생산공정 대기업은 Twin, 중소기업은 Single

대기업 떠난 PVC관 중소기업들 우후죽순 경쟁치열

PVC조합은 공동구매, 공동연구등 전략을 수립해야

 

1980년대 중, 후반 PVC파이프 3종관의 생산설비를 보면 대기업은 외국에서 들여온 twin-screw의 압출기를 이용하여 생산했다. 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single-screw를 이용하여 생산하고 있었기에 생산성과 품질면에서 대기업을 따라 갈 수 없었다.

외국산 twin-screw를 도입한 대기업(독일,오스트리아 제품)과 일부 중소기업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었기에 중소기업의 품질 안정화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다.

신우산업()은 대영화학이 국내에 도입하여 생산중인 Toshiba twin-screw를 모델로 하여 신흥기계(대표 김종수)와 합작으로 국내최초로 twin-screw extruder 국산 1호기(현재 신우산업 보관중)를 탄생시켰다. 뒤이어 대아기계가 독자적으로 twin-screw extruder를 개발하였으나 개발된 twin-screw extruder의 성능은 신뢰하지 못했다.

중소기업들은 single-screw 압출기의 cylinder 부분에만 냉각장치를 설치하고 screw회전수를 늘려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고속압출기를 도입하였다.

 

19829월 인천 부개동에서 경기 김포군 검단으로 이전한 신우산업()은 전체 중소기업들의 품질향상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개발된 twin-screw extruder(사진 트윈압출기)를 비밀에 부치지 않고 공개 시연하기로 결정했다, 성능을 확인한 중소기업사들은 국내에서 개발된 twin-screw extruder를 도입하여 생산하게 됨으로서 중소기업의 제품도 대기업에 버금가는 품질뿐 아니라 생산성을 증대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된다. 하지만 품질이 월등하게 좋은 신흥기계제품이 아닌 운전과정에서 불량률이 높은 대하기계제품을 신우산업의 공장장이 허위 소개하므로서 원천기술력이 높은 신흥기계는 결국 부도를 맞는다.(당시 모 공장장은 대하기계로부터 1건 소개에 4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아 챙겼다.)

당시 single-screw의 생산량은 일일 800㎏∼1500이었으나 twin-screw extruder4500㎏∼5500500%이상 생산성을 증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twin-screw extruder를 국산화한 기계제조 전문회사가 도산 후 계승되지 못한 것은 국가적으로 기술발전에 있어서 커다란 패착이 아닐 수 없다.

 

PVC관 협의회는 불량상품조장 협의회

 

1984년 제5공화국(전두환 정부)은 모든 공산품의 KS화 정책에 따라 KS규격을 획득한 생산업체들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공업진흥청의 지도하에 품질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한국PVCKS표시업체 협의회(초대 회장 양춘근)를 설립하였다. 하지만 품질규정을 지키지 않는 중소기업들이 협회에 우후죽순으로 가입함으로서 일명 불량상품조장협의회란 지탄을 받는 가운데 PVC로 생산한 KS수도관, 위생관들이 잘 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져만 갔다.

 

1988년에는 한국통신공사의 규격인증에 합격한 조합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3종관 배정비율이 대기업 20%, 중소기업 80%로 정해지게 된다. 이에 ()럭키는 3종관은 물론 모든 PVC관 생산중단을 발표하고 뒤를 이어 한국화성, 내쇼날프라스틱, 진양 등 대기업들이 PVC관 생산을 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이때 한양화학은 3종관 대신 PVC발포관(FG,GC)을 개발하여 PVC관의 재생산을 도모하였으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오히려 3종관이 발포관으로 규격이 변경되는 결과만 초래하고 말았다.

대기업들이 떠난 이후의 PVC관 시장은 중소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품질만 저하된 저가제품들이 시장에 보급됨으로서 사용자들에게 점점 PVC관은 외면받게 된다.

이같은 시장의 혼돈속에 ()대림산업이 플라스틱가공사업부를 발족하여 PE를 소재로한 PE수도관을 개발하게 된다. 대림은 대기업들이 석권하던 PVC수도관 시장을 단숨에 치고 나가 전국시장을 석권함으로서 시장을 빼앗긴 중소PVC관 생산업체들은 혼란과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었다

 

1992년 불량상품 조장협의회란 불명예를 얻고 있었던 PVCKS협의회회장에 신우산업() 김홍기가 선출되었다. 추락된 PVC관의 품질을 바로 세우고 올바른 제품들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대응방안을 협회 집행부와 함께 마련한다.

우선적으로 당시 공업진흥청 화섬표준과 주무관과 품질검사결과에 대해 경결함, 중결함, 치명결함으로 분류하고 그에 합당한 처분기준을 마련하게 된다.(1,2,3등급) 유통시장에서 덤핑(dumping)하는 판매업체에게는 KS제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협의회 회원사 대표들의 동의를 구하고 이를 철저하게 시행하였다.

 

이 기간 중에 치명적인 결함으로 판정된 모 업체에 KS표시 중지 명령을 내리려하자 상공부에 주재하던 정보기관원이 공진청 주무관과 협의회 회장에게 압력을 넣는 등 부정한 권력들이 동원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외풍을 막아가며 협의회를 운영하여 결국은 제일프라스틱(대표 정무신)KS표시 정지처분를 받게 되었다. 유통질서를 흐리고 있던 유통업체인 서울 청량리소재의 진양상사(대표 이창희)KS인증 생산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 파장도 발생됐다. 그 결과 기업의 연쇄부도가 발생되고 유통질서가 잡혀져 가면서 품질은 급속하게 안정되기 시작한다.

피나는 자구 노력은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업계와 유통업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품질향상 위해 프라스틱조합 탈퇴 독립조합 설립

 

품질향상을 위해 업체별로 노력하던 이 시기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고리(대표 신용구)가 삼중구조의 깨어지지 않는 PVC수도관을 개발하여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권역에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하게 된다. (고리가 부도이후 신설 한 기업은 고비로 신용구회장과 2세 경영을 하고 있다.)

이즈음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사진)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용되었던 PVC분과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공정성을 해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에 PVC분과위원회를 주축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하는 신우산업()(대표 김홍기), 세흥화학()(대표 한상남), 현대프라스틱()(전병순), 고리산업()(신용구) 등이 주축이 되어 독립적인 PVC관 조합을 설립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독립 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으나 조합이사장의 방해도 심각했다. 가입하고자 하는 회원사들에게 각종 압력을 가하면서 대영화학(오제동), 협동화학(원상희), 신한영(양상진)을 동원하여 업계의 반목과 갈등을 부추기기도 하였다.

10여년 동안 500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의 운영예산의 80%정도를 차지하고 있었음에도 PVC파이프업계들을 위한 일은 외면하거나 일조하지를 않았다.

외압과 방해속에도 범용합성수지중 가장 경제적인 수지인 PVC수지를 이용하여 더 좋은 수도관과 건축, 토목자재를 개발하여 국토를 보존하는 제품으로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독자적인 PVC관 조합을 설립하는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아픈 과정을 통해 PVC관 업체들은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19941118일 리베라호텔)를 개최하여 초대 이사장으로 신우산업()의 대표인 김홍기를 선출하고 중소기업중앙회에 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한다.

 

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가칭)PVC관조합은 중소기업중앙회 총무이사가 이유도 없이 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려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의 부회장이었던 이병균씨의 도움으로 조합설립신청서를 접수하게 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신청된 조합설립신청서는 상공부의 정책과에 최종 승인신청이 접수되는데 접수된 신청서가 돌연 행방불명이 되는 사태가 발생된다, 분실사고 이후 당시 상공부의 차관이었던 정해주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신청서가 요업과장의 손에 있는 것을 찾아냄으로서 극심하였던 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이사장의 반대를 이겨내고 드디어 1995529일 한국PVC관조합이 탄생하게 된다.

정상적인 조합설립절차 소요기간이 평균 2개월이면 될 수 있는 것을 기존의 조합의 방해로 무려 7개월이라는 기간을 걸쳐 한국PVC관이란 긴긴 악전고투속에 조합이 설립하여 오늘에 이른다.

하지만 PVC산업은 작은 시장에 해외진출도 어려운 현실에 많은 회원사들이 가격경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도산하거나 영세한 기업은 협회나 조합에서 인수하여 업체수를 경쟁력있게 구성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PVC생산기업은 중견, 대기업 6개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한국은 60여개사이다.. 중소기업들은 PVC관의 부속품들을 전문적으로 생산하여 품질을 높이고 있다. 한국의 조합에서도 이같은 국제 시장조사를 통해 미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공약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길을 열어준다고 발표했다.

조합은 공동사업은 물론 해외시장 현황과 국내시장에서의 기술우위의 적정한 기업수와 실태조사등 공동연구등을 위한 다양한 전략수립이 필요한 시기다.

 

 

(환경경영신문 http://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